삶은 예술로 빛난다 ㅡ북클럽 9일차
에곤 쉴레의 〈이중 자화상〉을 오래도록 바라본다.
열심히 살아온 지난날의 '나'를, 세월이 흘러 조금 더 성숙해진 지금의 내가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잘해왔어" 하고 토닥토닥해 주는 느낌이 든다.
젊은 나와, 세월이 흘러 지금의 내가 한자리에 서서 서로를 바라보는 듯한 그림. 지난날의 나를 위로하고, 지금의 나를 인정해주는 시간이 마주 앉아 있는 듯하다.
가주 작가가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을 끄적여보라"고 한 말이 마음에 남아, 그림을 한참 바라본다.
후배가 어느 날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이 드신 어른들을 보면, 그 모습 하나하나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얼마나 애쓰셨을까 하는 생각 들어요. 그래서 지금의 모습이 어떻든, 그냥 그 자체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말이 문득 떠오른다.
나도 얼마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었다. 내 살아온 세월을 누군가 '애썼다'고 말해주지 않아도, 내가 나에게 먼저 그 말을 해주면 되는 거라고.
그래서 요즘 나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정말 애썼다. 잘 살아냈다."
힘든 시절을 견디고, 닥쳐온 어려움을 나름의 방식으로 해결하며 여기까지 온 나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며 내 작은 상처들을 위로한다.
어쩌면 에곤 쉴레도 그런 마음으로 이 그림을 그린 건 아닐까?
5분 에세이를 올리려는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내가 느낀 마음이 맞나? 많은 사람들은 이 그림을 어떻게 느끼기에 이렇게 유명해졌을까?'
아직 그림을 보는 눈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스스로 확신이 없는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결국 또 ChatGPT에게 물어본다.
ChatGPT의 답변 중 이런 문장이 있었다.
"'이중 자화상'은 젊은 자아 vs 성숙한 자아, 외면의 나 vs 내면의 나, 존재와 그림자 같은 상징성을 담고 있다."
그 말을 읽으며 혼자 웃어본다.
그동안 그림을 보러 다녔던 경험들이 헛되지만은 않았구나 싶어서.
그래서 오늘도 스스로에게 작은 칭찬을 건넨다.
"그래, 나도 그림을 보는 눈이 조금은 생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