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예술로 빛난다 ㅡ북클럽 10일차
미술작품은 누군가에게는 돌덩이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마음을 쉬게 하는 마법 같은 위로가 된다.
천천히, 살며시 바라보는 그 시간은 감정에서 생각으로 물꼬를 틀게 하고,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까지 닿게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래, 그렇게 예술은 누군가에게 치유가 되고, 한 줄기 등불이 되기도 한다.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낄 때, 마음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감동이 있다. 말로 다 담아낼 수도 없고, 문장으로 옮기는 순간 어딘가 부족해지는 감정. 그래서 오로지 내 안에서만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기쁨, 그 내면의 떨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송악산에서 바라본 제주 바다가 그랬다.
맑은 날 갈대 사이로 보이는 형제섬, 삼방산, 한라산, 마라도, 가파도. 갈대와 어우러져 맑은 하늘을 온전히 보듬고 있는 바다는 내가 바라본 바다 중에선 최고였다.
보는 이마다 느낌이 다 똑같을 수는 없지만, 친구에게 송악산 둘레길이 최고였다고 말했더니 "나도 였는데" 하는 소리가 반가웠다. 비슷하게 느끼나, 우리네 인간들은.
아침 식탁에서 딸과 남편에게 이응노의 〈군상〉을 보여주었다. 딸은 한눈에 사람들의 움직임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남편은 "돌인가? 새인가?" 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화면을 조금 더 키워주자 그제야 사람들의 군무처럼 얽힌 모습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빠는 미술을 자주 접하지 않아 그럴 수도 있어."
남편은 시력이 좋지 않아 그렇다며 웃었다.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응노의 〈군상〉은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에서 비롯된 작품이라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환희의 몸짓처럼 보이기도 하고, 분노와 저항으로 뒤틀린 형상 같기도 하다. 어떤 이는 누워 있고, 어떤 이는 춤을 추며, 또 어떤 이는 손에 무언가를 들고 달리거나 던지는 듯하다.
가치를 알아보는 이에게만 선물이 되는 풍경들.
가치를 알아보는 눈을 가지고 싶다. 구름, 바다, 하늘을 더 자주 바라보고 싶다.
자연과 예술 앞에서 설명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린 작가처럼, 말로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기쁨이야말로, 우리의 정신을 가장 기름지게 해주는 힘이 아닐까.
『삶은 예술로 빛난다』가 어느새 2챕터가 끝나간다. 읽을수록 좋은 책. 함께 읽어 나갈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