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들려주는 말

5분 에세이

by 신은정

살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나 자신에게 무슨 말을, 얼마나 자주 들려주며 살았나 하는 생각 말이다. 그저 무심코 내뱉은 혼잣말들이 모여 결국 지금의 내 삶을 결정지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언젠가 가수 이찬혁이 했던 말이 참 인상 깊었다.

"인생은 스스로를 가스라이팅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단점이 보여도 '오히려 좋아', '가볍게 웃어넘기지 뭐' 하고 스스로를 기분 좋게 속이다 보면 정말로 삶이 좋아진다는 뜻이다.

그 젊은 가수의 통찰은 뇌과학적으로도 일리가 있다.

우리의 뇌는 참 묘해서 무엇이 참인지 거짓인지 냉철하게 따지기보다, 그저 자주 들리는 말을 정답이라 믿어버린다. 맞는 말보다 익숙한 말을 먼저 기억하는 이 순진한 뇌 때문에, 우리는 생각보다 큰 실수를 하며 산다.

"내가 그러면 그렇지."

"이 나이에 뭘 하겠어."

우리가 무심결에 던진 이런 비난들을 뇌는 곧이곧대로 받아 적는다. 그리고는 그것을 움직일 수 없는 인생의 진리처럼 굳혀버린다. 이찬혁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그동안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가스라이팅을 하며 살았던 셈이다.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의도적으로라도 좋은 말, 다정한 이야기, "뭐, 좋다!"라는 긍정의 문장들을 내 마음의 길목에 자꾸만 뿌려주어야 한다.

최근 뇌과학자 김주환 교수의 '내면 소통 명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해보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내 안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돌아보니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정작 세상에서 가장 소중히 대접해야 할 '내 안의 나'를 너무 오래 방치해 두었음을 깨달았다.

명상의 시간을 통과하며 마음먹는다.

내 남은 생의 운전대를 쥐고 있는 나의 말들을 이제는 좀 더 다정하고 근사하게 다듬어 가겠다고. 때로는 나 자신을 기분 좋게 속여가면서 말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오늘 스스로에게 어떤 가스라이팅을 해주었는가.

혹시 너무 아픈 말들로 자신을 가두고 있지는 않았는가.

이제 나는 나에게, 그리고 인연이 닿아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뭐 어때, 좋다!" 하고 웃어넘기며 우리 스스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져도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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