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문을 열자마자 흘러내린 눈물

by Goemgoem

며칠 전 오랜만에 병원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나는 자연스레 방긋 웃었다.

습관처럼,

괜찮은 척하며 표정이 몸에 익어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하지만 선생님과 인사하는 순간

억눌러 두었던 감정이 터져버렸다.

인사도 제대로 하기 전에

눈물이 먼저 흘러내렸다.


선생님은

"나는 환자분이 요즘 잘 지내는 줄 알았죠"

하며 조용히 속상함을 표현하셨다.

웃으며 들어오는 내 모습을 보고

회복하고 있다고 마음속으로 안도했는데,

그 뒤에 이어진 눈물을 보니

얼마나 혼자 힘들었을지

그제야 느껴졌다고 했다.


나는 웃었지만

웃음 뒤에는 말하지 못한

많은 밤들이 있었다.


집에 가는 길마다 쏟아지는 눈물,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는 마음,

잠옷조차 입기 힘들 만큼 예민해진 몸,

잘 지내는 척하며 버텨온 날들의 무게가

그 순간 한꺼번에 쏟아졌다.


선생님은 내 말을 막지 않고

그저 그대로 듣고 있어주었따.

그 공간이 안전하다는 것을

몸이 먼저 알아차리고

울음이 먼저 나왔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나는 요즘 감정의 그릇이

너무 가득 차 있다.


누군가 작은 돌 하나만 던져도

금세 넘쳐버릴 것처럼 불안정하다.

하지만 병원에서 흘린 그 눈물은

"나는 아직 괜찮지 않다"는 고백이자,

"그래도 계속 살아보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어쩌면 울음으 무너짐의 신호가 아니라

살고자 하는 몸의 보능인지도 모르겠다.


그날 이후 나는 억지로 참지 않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기대는 것이 아닐,

내가 정말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조금씩 마음을 내어놓는 연습을.


병원에서의 그 눈물은

부끄러운 눈물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순간이었다.

내가 다시 살아보려고 한다는

조용한 신호이기도 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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