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쓰는 편지

by 고을

여행중 운명처럼 마주한 공지글에 홀린듯이 신청한 글쓰기.

나는 생각이 복잡할때는 적으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내가 고른 첫 날의 주제는 "나".





#1. 과거의 나에게

안녕,

이 글을 읽고있는 너는 언제일지 몰라도 2026년 2월보다는 과거의 나겠지?

이게 무슨 편지일까 싶을거야

물론 보내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여기는 2026년이야.

2026년의 나는 꽤나 바쁘고 멋있게 전문적인 커리어우먼이 되어가는 중이랄까?

물론 아직도 많이 서투르고, 나 스스로에대한 확신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나를 꽤나 믿게됐어.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잘 일어서온 너 덕분이야.

그 언젠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시기가 언제냐고 물어보면

아마도 나는 2020년의 나를 떠올릴 것 같아.

어둑하고 좁은 스터디카페에 앉아서 몸은 앉아있지만 정신은 울고있었던 그 감각이 요새 다시 떠올라져.

머리속 생각이 터질 것 같을 때, 울면서 걷다가 우연히 마주한 그 노을은

아직까지도 세상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노을이거든.

꼭 그 어둠이 그때의 나 같았어.

그래도 끝까지 잘 버티고 견뎌내준 너 덕분에, 지금의 나는 꽤나 행복하게 보내고있어.

행복이라, 뭐라 표현하기 그렇지만

그냥 내 삶을 긍정하게 된 것같아. 있는 그대로의 내 삶이 참 맘에들어.

그래서 그 덕에 초심을 잃지않고 매 순간 열심히 살게 되는것 같아.

나의 20대를 다시 산다고 해도, 지금의 삶보다 더 열심히 살수는 없을 것 같거든.

물론 모든 선택이 다 완벽하고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후회로 남은 선택마저도 그걸로 충분히 나에게 의미가 있었어.

그러니 마음이 무너지는 시기가 찾아와도

나를 믿고 잘 버텨보자.

그때 너가 믿었던 대로, 가장 짙은 어둠이 지나고나선 늘 그렇듯 해가 뜨니까!

사실 고백하자면 이게 너한테 하는얘기지만,

지금의 나에게도 하는 이야기거든.



#2. 미래의 나에게

안녕!

뭔가 미래의 나에게는 조금 더 활기찬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떨리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느낌표로 인사를 시작해.

잘 지내?

지금의 너는 보다 여유있고 멋진 어른일까?

아픔에 조금은 더 무뎌진 사람이 되지는 않았을까

초심을 잃지않고 베풀며 잘 살아가고 있으려나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밥 먹기 전에 이게뭐지?하면서 읽어보고 있으려나

아니면 내가 상상할 수 없는 또다른 도전을 하느라 정신없어서 편지가 온줄도 모르려나

너에게 물어보고싶은게 참 많다.

지금의 나는 아직은 겁이 많아.

처음만큼 어색하고 두려운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은 모든게 조금씩은 움찔 움찔 하는 것 같아.

이게 틀린 선택이면 어쩌지,

저게 맞는 선택이면 어쩌지 하고.

아마도 내 삶에 욕심이 많아서 그렇겠지?

그래도 미래의 내가 한가지는 꼭 하고있으면 좋겠다.

지금 여기에 집중해서 뒤를 돌아보거나 앞을 걱정하면서 시간을 보내지는 않고 있었으면 좋겠어.

20대의 나는 너무 걱정으로 시간을 보낸 것 같아서 후회되거든.

사실 누리려면 얼마든지 누릴 수 있는데.

결말을 알면 참 쉬운 일들이 그 당시엔 왜이렇게 어려운걸까 참.

지금도 내 선택이 맞는지 아리송하지만

운명에 맡겨놓은 상태야.

그때의 너가 미리 나에게 답장으로 알려주면 참 좋겠지만

그러면 인생이 또 재미없겠지?

생각은 한끝차이니까.

그냥 운명이라는 게임에 몰입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멋지게 달려가볼게!

너도 지금의 나에게 떳떳할 수 있게 멋지게 살면서 기다려줘

금방, 천천히 즐기면서 가볼게.


#3. 현재의 나에게

제일 어려운 지금의 나다.

입국하자마자 출장에 집필에 정신없이 바쁜 너

그래도 사실 알지? 바빠서 좋은거

일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참 묘하게 중독적이야 그치?

그래도 너무 깊게 빠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너가 사실 안타까울때도 있거든.

모순적이지만 그래도 매순간 열심히 하는 너가 참 대견하긴 해.

그러니 적당히 열심히 잘 해보자!

꿈꾸던 바를 이루면서 산다는건 참 감사한 일이야.

20대 초반의 내가 어렴풋이 상상하던 삶 기억나지?

휴직빼고는 모두 다 이룬 삶인거 알지

하고 있는 일도, 원없이 해보는 사랑도, 도전해보는 대학원 공부도 완벽하게 너가 꿈꾸던 삶이었어.

그만큼 너도 많이 포기하고 노력한다는 거 알지만

그 이상으로 나를 위해 배려해주고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했다는거 잊지 말자

그래서 올해는 조금 더 주변을 바라보고, 에너지를 절약해서 꼭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는 너가 됐으면 좋겠다.


인연을 보내준다는게 참 쉽지가 않아 그치

나이가 들어도 다 처음인 것 처럼 새롭고, 그래서 어렵고

그만큼 또 지금의 내가 지금의 인연이랑 겪는건 처음인거니까.

그래도 머얼리서 보고있는 독자라고 생각하고 지금 나를 바라봤는데,

진짜로 방금 잠깐 멍때리면서 생각해봤어.

나는 너가 꽤나 잘하고있다고 박수쳐줄 것 같아.

어떤 상황에서든 그래도 스스로에게 솔직한 사람인 것 같아서

그리고 너를 지키고 상대를 지키는 그 어딘가의 선을 지키려고 잘 하고있는 것 같아.

힘들텐데 잘 버티고 있어줘서 고마워. 아마 미래의 나도, 그사람도 고마워 하고 있을거야.

다 아는척 했지만

사실은 인연이라는게 참 알 수가 없다.

어디로 흘러가는지 전혀 모르겠어.

그러니까 예측하려고 하지말고, 대비하려고 하지말자

내가 알 수 있는건 지금의 나밖에 없어.

그냥 흐르는대로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마주하고

힘들면 힘든대로, 신나면 신나는대로

그냥 있는 그대로 나를 괜찮다고 해주자.

그러면 안괜찮다가도 괜찮아 질 테니까.

남의 말에 의존하지 말고 나를 먼저 믿고 나랑 먼저 이야기해보자

나랑 좀더 친하게 지내보자!

이번 여행하면서 느낀건데 나는 생각보다 사색하는걸 좋아하더라

매일 바쁘다바빠 삶을 사느라 오늘 가자마자 뭐해야할지만 생각했지,

이렇게 여유있게 다닌게 얼마만인지 몰라

노래들으면서 멍하니 세상 바라보며 걷는게 왜이렇게 좋던지.

또 너 생각보다 단순한거 알지

가끔은 무서울정도야

그래서 다행이기도 하지만!

취향도 많이 변했어

예전엔 아메리카노만 먹더니 이젠 적당히 빈속엔 라떼를 마시는 어른이 됐다

달리면서, 춤추면서 살아있음을 느끼는 너가 됐을줄은 20대 초반엔 상상못했을거야

잘해주면 부담스럽다고 나쁜사람 츤데레 스타일만 좋아하더니 이제는 다정함이 1순위가 됐고

1년에 책도 몇 권 안읽던 너가 힘들땐 책부터 찾게되고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보다 해보자! 는 생각을 먼저 하게되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어떤 사람이 나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인지도 이젠 조금씩 보이게 된 것 같아.

그래도 변함없는 건

인생에서 무엇보다 사랑이 1순위 라는 것,

정 많고 눈물많다는 것(언제고쳐지니 제발ㅠ),

내 주변에 변함없이 소중한 가족과 친구, 이젠 동료까지 있다는 것.

그리고 매 순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는 것

이렇게 꽤나 나를 많이 알아가고 있지만

아직은 더 알고싶은 너가 너무 많다.

우리 좀 더 친하게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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