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공광규

그림과 시

by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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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 공광규



고산지대에서 짐을 나르는 야크는

삼천 미터 이하로 내려가면

오히려 시름시름 아프다고 한다

세속에 물들지 않은 동물

주변에도 시름시름 아픈 사람들이 많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아파

죽음까지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나는 하나도 아프지 않다

직장도 잘 다니고

아부도 잘하고

돈벌이도 아직 무난하다

내가 병든 것이다







중앙아시아의 타타르족은 '적'에게 이런 말을 한다 합니다. "당신들이 영원히 한 장소에 머물러 있기를..." 유목민들에게 가장 치욕적인 말은 한 장소에 머물러 있으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익숙한 것에 길들여져 그 안에서 관성이 돼버린 삶을 살아가는 나를 들여다봅니다. 미련 없이 천막을 걷고 새로운 곳으로 훌훌 떠나는 유목민들의 용기. 가지 않은 곳,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설렘보다 두려움이 먼저 앞설 때마다 두려움 없이 미지의 세상을 향해 떠나는 유목민들의 용기를 떠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