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v.naver.com/v/13904681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의 프랑스 대철학자 데카르트는 20세 즈음 대학 교육에 한계를 느낍니다. "학교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배웠고 책도 전부 읽어버렸으니 이제부턴 세계를 여행하면서 세상이라는 큰 책에서 배우겠습니다"라 선언한 뒤 그는 대학을 떠나 여행길에 오릅니다. 그 시절 여행을 통해 배운 것들이 그의 사상을 한층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렸겠지요.
데카르트뿐만 아니라 18세기부터 19세기에 걸쳐 유럽에서는 당대 최고 선진국이었던 영국의 부유층 자제들을 중심으로 대학을 졸업하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유럽 각지를 여행하는 그랜드 투어가 유행했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했는데, 당시 그랜드 투어가 그 후 유럽의 지성과 예술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가 배경이 됐던 영화 <전망 좋은 방>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보면 아름다움이 현실로 드러난 곳이 피렌체란 생각을 해봅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최대 중심도시인 피렌체는 1865년~1870년까지 이탈리아 왕국의 수도였습니다. <전망 좋은 방>에서 루시의 방 창문을 통해 보이는 아르노 강과 거대한 돔을 가진 두모오 성당은 피렌체의 상징이기도 하지요. 예술애호사상에 입각했던 메디치가의 후원으로 르네상스의 예술가, 철학자, 과학자들은 수많은 작품을 피렌체에 남겼고, 이로 인해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은 느낌을 줘 198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됩니다.
메디치 가문의 본거지였기에 문화와 학문적으로 막대한 후원을 해, 여러 미술관과 도서관, 박물관이 세워졌던 피렌체를 수많은 지성들이 많이 찾았습니다. 릴케는 아침마다 참을 수 없는 기대에, 펄럭이는 백 가지 희망의 빛 속에서 피렌체를 보았다 했구요. 발자크는 피렌체에 널린 엄청난 예술 작품들에 지나치게 매료되어 병까지 걸렸다고 합니다. 차이콥스키는 피렌체에서 요양을 하면서 음악적 영감을 얻어 현악 6중주 <플로렌스(피렌체의 영어이름)의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전망 좋은 방 A Room With a View>은 E.M 포스터의 사회 풍자 소설 <전망 좋은 방>을 원작으로 해서 만들어진 영국 영화입니다. 시대는 1900년대 초입니다. 영국과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경으로 해서 펼쳐지는 장면이 아름답습니다. 영국 귀족 가문의 젊은 처녀 루시는 샬롯 언니와 함께 이탈리아 피렌체로 여행을 옵니다. 숙소로 정했던 '베르톨로니 하숙'에서는 아르노 강이 바로 보이는 전망 좋은 방을 내주기로 미리 약속했었지만, 정작 와 보니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뒷골목만 보이는 북향의 좁고 어두운 방이었습니다.
아랫층에 있는 공동식당에 내려와 투덜거리는 두 사람의 얘기를 같은 여행객인 에머슨 씨가 듣습니다. 그는 자신과 아들 조지가 함께 쓰고 있는 남향의 전망 좋은 방과 바꿔 주겠노라고 선뜻 제안을 합니다. 완고한 샬롯 언니는 쓸데 없는 호의는 필요없다고 하고, 루시는 호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고... 결국 그곳에서 만난 빕 신부님의 중재로 방을 바꿉니다.
이렇게 해서 알게 된 루시와 조지는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지만, 완고한 샬롯 언니는 이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것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으려 합니다. 아무리 보수적인 사람도 바꿔어 놓는다는 이탈리아에서 젊은이들은 사랑에 빠지지만 사촌언니의 만류로 루시는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의 소개로 세실이라는 청년을 만나 약혼까지 하게 됩니다, 그러나 결국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사랑을 느끼고 있는 청년 조지를 다시 만나게 되고 , 결국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한다는 줄거리입니다.
이 영화에는 맨앞, 타이틀 부분에서부터 유명한 곡 'O, Mio Babbio Caro'가 나옵니다.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스키키> 가운데 나오는 아리아지요. 뜻은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결혼하게 해주세요 하고 애원하는 노래입니다.
결국 선조들이 쭉 그래왔던 것처럼 집안에서 정해 준 사람과 결혼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전통에 맞서서 자신들의 감정에 충실하고,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 그렇게 따른다는 영화의 주제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키리 테 카나와의 노래로 들어보겠습니다.
https://m.youtube.com/watch?v=cyQ4vkTwc4E
https://m.youtube.com/watch?v=1TQFYxrcz_Q
이 영화 중에는 루시가 여인숙의 피아노를 치거나 고향으로 돌아가서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간간이 보여줍니다. 영화 전편엔 음악을 맡은 리차드 로빈스의 작품들도 깔리지만 키리 테 카나와가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가 또 한부분 들어가 있습니다.
여인숙에 묵게 된 모든 손님들, 루시와 샬롯 언니, 에머슨씨와 아들 조지, 여성 소설가 , 빕 신부님 등 모든 식구가 마차 두 대에 나눠타고 소풍을 갑니다. 사람들과 좀 떨어진 곳에서 조지는 나무 위에 올라가 소리를 지릅니다. "생명, 사랑, 진실, 아름다움...." 하면서요...
평소에 보여주던 그의 조용함과 회의적인 태도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조지를 찾아나선 루시가 마부인 이탈리아 청년에게 조지 있는 곳을 물어봅니다. 마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따라서 그와 함께 조지를 찾아 나서는 루시. 그때 흘러 나오는 노래가 있습니다. 푸치니의 오페라 <제비>에 나오는 '도렛타의 꿈'입니다.
https://m.youtube.com/watch?v=J-gFsXfbF08
https://m.youtube.com/watch?v=jiUoWCnGZT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