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브런치 하길 잘했어.
고양이와 나의 인연은 순탄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고양이도 아프고 나도 아팠다. 둘 다 아팠다. 내가 고양이를 키우기 위한 과정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호치민에서 '보리'는 데려 올수 없었다. 다시 다른 아이를 입양했고 그 아이가 '코코'다. 그래서 '고양이는 함부로 키우면 안 된다'라고 세뇌되었던 그 말이 무서웠다. '혹시 브런치에 너무 떠벌려서 고양이가 계속 인연이 안되나?', 왜 너무 떠벌리면 될 일도 안된다는 옛말이 매섭게 느껴졌다. 역시 그 말속에 의미를 심은 사람은 나였고 나만의 생각이었다. 그 생각의 지배 아래에서, 그 생각의 테두리 안에서 난 두려워하고 있었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오돌오돌 떨었다.
감히 브런치에 고양이에 대해 글을 올리기까지 1년의 시간이 흐를 만큼 난 정말 무서웠다. 자라면서 듣는 말, 문장, 충고, 속담, 조언 등, 인간이 만든 훌륭하고 존경할 만한 문장은 머릿속에 평생 못처럼 내리 박혀있다. 나 스스로가 단단해지거나, 나를 믿고서 스스로 만든 벽을 뚫고 나오지 않으면 삶은 그 말속에 갇혀 버리게 된다. 그냥 나의 생각이다. 어쩜 지금 난 또다시 나의 생각에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싫어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글은 쓴다. 좀 아이러니 하긴 하지만, 글을 적으면서 생각을 뱉어 내고 지워버리면 머릿속이 백지화되어 참 좋다.
그래서
앉아서 그냥 코코에 대해 적었다. 나의 미련한 면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보고 싶기도 했고 이쁜 코코, 황당한 코코, 어이없는 코코 사진도 올리고 싶었다. 그리하여 반성문처럼 휘리릭 적었다. 그런데 갑자기 조회수가 막 터져 나왔다. 오랜만에 브런치에서 느끼는 즐거움이었다. 관종이라도 된 걸까? 그건 아니고 한국에 적응하느라 바빴고 빠듯한 생활에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는 요즘 반짝 떴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무지개를 본 것 같은 기분이랄까.
역시 브런치 하길 잘했고 이 소소한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이곳이 잼있다. 그냥 재미있으면 된거다.
나이 반백살이 다 되어 이제서야 다시 삶을 생각하고, 힘을 내어 나를 믿고 한발씩 내딛는 요즘 이 정도의 즐거움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다시 끄적이게 되었다.
결론은요
그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