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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Nov 09. 2023

브런치 글 노출이 가져오는 힘.

브런치 플랫폼은 나의 놀이터.

종종 터지는 조회수는 브런치가 가진 매력인 것 같다. 아무래도 나에겐 특별한 의미의 브런치 플랫폼이라서 더 그런 줄 모르겠다.

10월 말..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다시 용기 내어 브런치로 돌아왔다. 그리고 브런치를 새로 단장했다. 마치 죽어버린 브런치를 다시 심폐소생술 하듯이 말이다. 하나하나 수정하고 편집했다.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픔을 내보이지 못해 끙끙 앓아 가며 썼던 이전 글들을 다시 읽어 보기도 했다. 지울 건 지우고, 남길건 남기고. 그리고 난 나의 아픔을 돌리고 돌려서 이야기하고 있는 과거의 나를 보았다. 어둡고 자의식 안에 갇혀 있는 나. 그렇지만 그곳에 나 가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틀림없다. 더 이상 포장하지도, 잘 보이기 위해 애를 쓰지도, 멋져 보이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굳이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정말 순간 찰나였다.


나...'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라는 깨달은 순간. 황당했다. 그동안 저 진리를 모르고 살아온 세월이 야속하면서 방황한 시간이 아까워 땅이 꺼질 듯 악을 지르며 몸에 고여있는 모든 눈물을 쏟아 부었다. 거친 숨 뒤로 넘어가던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었다. 그 느낌이 '자유'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아무 거나 해도 괜찮다는 나의 논리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것의 근본은 '용기'였다. 손가락질당할 용기...



브런치 심폐소생술 하기.


호찌민, 그곳에서 나는 아픔을 뒤로한 채 브런치 플랫폼에 발을 내디뎠다. 정보성 글을 써 내려갔다.

그땐 글을 내가 왜 그렇게 미친 듯이 썼는지 몰랐다.

글쟁이도 아니고, 솔직히 한국어 어휘도 많이 모자란다. 한국어를 영어씩으로 쓰는 어순 때문에 한번 퇴고할 때마다 눈알이 튀어나올듯했다. 띄어쓰기, 맞춤법도 가관이었다. 그러나, 뇌가 몰입을 할 수 있는 순간이었음을 추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황농문 교수님이 쓰신 책인데 아직 끝내지는 못했다. 다시 읽어 야 한다. '몰입'의 힘은 연구해 볼 만한 것 같다.


그때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주신 3분의 독자분이 계신다. 그분들은 나보다 나이가 훨~얼씬 많은 분들이다. 그분들은 나를 감싸 주었고, 내 글을 읽어주었고, 나를 다독여 주었다.


한분은 퀼트, 손뜨개질, 요리, 여행을 좋아한다. 탄천을 주로 걸으며 자연 속 사진을 올려 여러 사람의 마음에 온정을 심어 주신다. 딸과 사위, 하율이까지 자녀분들 역시  따뜻한 분들이었다.
다른 한분은 시골에서 생활하신다. 그림을 그리고, 색소폰을 연주하고, 자전거를 타고, 세계 여행을 하셨다. 시골에서 아버님, 어머님에 대한 애틋한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올 때도 있다. 가끔 정말 시골에서 살고 싶은 로망이 생길 만큼 멋진 사진도 자주 올려 주신다.
또 다른 한분!!! 이분은 나의 첫 구독자 이기도 하다. 지금은 대망의 소설가가 되셨다. 미술을 하는 따님이 계시고 사모님도 글을 좋아하는 작가라고 하셨다. 노년을 글로 살고 싶다고 한 꿈을 몸 소 이루신 분이다. 대단하신 분이다. 유머와 재치도 있으시고 끝내 꿈을 이룬 이분을 보면서 나도 힘들 얻는다. 긍정의 에너지가 넘쳐나는 분이다.
다른 분은 젊은 분인데, 글을 끝장나게 잘 쓴다. 그런 그분이 나에게 글을 쓸 수 있도록, 나 글 써도 된다고 힘을 주신 분이다. 그분의 그 위로와 칭찬은 날 이끌고 성장시켰다. 그분의 글은 문장력부터 내가 매번 감탄하면서 읽는데, 요즘 뜸하시다. 마트에서 다시 일하신다고 하셨다가, 다시 셋째를 가져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통 소식을 알 수가 없다.


만나지도, 뵙지도 못했지만 글로써 그들의 삶을 엿보았고, 나이 듦을 알았고, 저렇게 삶이 무르익어 가는 걸 배웠다.


나를 내쫓지 않은 브런치에 감사하면서 더 욱 감사한 저분들께 진심을 한 번도 전하지 못한 것 같아 용기 내어 몇 자 적어 보았다.


브런치에 돌아오자마자 청소와 집안일에 대한 나의 성찰일기로 글을 다시 시작을 했다. 조회수가 다시 터지기 시작했다.


이 조회수의 의미는 나에게 남달랐다. 


호찌민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나 이곳에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도 된다고 브런치가 허락한 순간으로 느껴졌다. 호찌민이라는 콘텐츠 때문에 이곳에 들어오게 된 줄 알았다. 호찌민에 대한 글만 써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청소일기를 썼는데 조회수가 터졌다. 곧 코코 이야기도 연달아 터졌다.


비록 크리에이터 님들 글만 많이 노출되는 부분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난 이렇게 호찌민에 대한 글 이외에 '나의 글,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도 된다!!'라는 의미의 조회수는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물론,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있는 줄 알고 있다.

그런데 이게 내가 요즘 브런치 플랫폼에 느끼는 감정이다.

어쩌겠어~~ 그래도 좋은걸~~^^





베트남 구정 이야기가 느닷없이 오늘 조회수가 왜 터졌는지는 모르겠다.

ㅎㅎㅎㅎㅎㅎ


실수인가????



감. 사. 합. 니. 다.


by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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