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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Sep 24. 2020

베트남 온라인 쇼핑하다 기억 소환 하다.덤으로 쇼핑후기

잉크 찾다 기억 찾았다

연령이 꽤 많으신 분들이, 소 실적 나 때는 말이야, 혹은 군대 제대한 예비역 선배들이 술자리만 생기면 예비역 냄새를 폴폴 풍기며, 군대 이야기를 하 듯 나도 10여 년 전 베트남 이야기를 자꾸 하게 되는 것 같아 스스로 꺼려지지만, 지금 눈에 보이도록 달라지고 있는 이곳을 보면 살짝 억울한 마음이 가끔 든다. 현재 이곳에 발령을 받거나 주재원으로 오시는 분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온라인 플랫폼과 와이파이 수준이 낙후된 이곳에서 명함집을 들고 이리저리 숨겨진 보물 찾기를 하 듯 찾아다녔던 장소와 가게들이 이젠 손 에든 핸드폰 안에서 거의 웬만하면 모든 것이 해결이 되니 말이다.


자꾸만 이전과 비교가 되는 걸 보니 나도 나이가 먹긴 먹었나 보다. 꼰대 건성이 표출된다. 인간의 본성인가? 과거를 들먹이며 이미 지나간 세월, 나의 30과 40대의 삶을 보상받기를 원하는 심리가 뒤틀린 방향으로 분출되면서 당신들 지금 2020년에 베트남에서 거주하고 있다면 감사하고 고마워하라고 쓴소리를 한마디 하고 싶어서 일까. 자꾸만 나이 들은 할머니 같다.


지혜롭고 현명한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조금 하소연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좀 하려 합니다. 이 아줌마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


난 모든 걸 내려놓고 어느 순간부터 대충 되는 대로 살자. 너무 따지지도 말고 주어진 대로 이곳에 적응해서 살자는 생활신조가 나도 모르게 생겼다. 더 이상 한국에서 100킬로 정도의 짊을 지고 이고 들어오지 않는다. 아이가 어릴 때, 기저귀, 젖병, 유모차, 이유식 도구 정말 그 모든 걸 아이까지 들쳐 업고 손목 보호대를 한 상태로 추가 화물까지 신청해가며 마치 보따리 상인 처 럼 짐을 짊어지고 들어왔다. 장사하는 여자 처 럼. 공항에 도착하면 손이 모질라 주변 아저씨들의 도움을 종종 받았고 집에 도착해서는 며칠을 끙끙 앓았다. 그 당시만 해도 아이 용품을 파는 곳을 찾을 경황도 정신도 없었다. 난생처음 홀로 아이를 키워 보는 지라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다.


이곳에서 바로 학교 근무를 시작했기 때문에 젊은 엄마들을 만나 정보 교류가 되지 않았고 처지와 상황이 받쳐주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산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2G 폰으로 무엇을 하란 말인가. 한참 뒤처진 이곳의 시장경제에 불만을 품고 악착같이 한국에서 짐을 이고 왔다. 핸드 캐리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빠듯한 살림에 2배 이상의 배송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물건을 10만 원어치 샀는데 무게가 좀 나간다 싶음 핸드 케리 배송이 10만 원이 넘게 나왔다. (핸드캐리란 물건을 사서 택배회사에 보내면 하루 만에 비행기를 타고 다음날 물건이 이곳에 도착하는 시스템이다. 항공택배와 비슷한 개념이다. 바로 집 앞까지 배송을 해준다. 무게는 기본 3킬로 이상부터 키 로당 값을 매긴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부모님들로부터 한번 한국을 나갈 때마다 정말 일 년치 먹을 욕을 다 먹고 들어왔다. (그분들이 보기엔 돈을 흥청망청 막 쓰는 약간 정신 나간 뭐 그런 여자였기 때문이다. 또 나이 드신 분들 생각에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인데, 그렇게 유별날 필요가 있나 였다.)  그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았다. 성격상 미주알고주알 이곳이 어떠어떠 하단 말도 잘하지 않고 묵묵히 고스란히 그냥 그 욕을 꾸역꾸역 다 먹고 한국을 떠날 땐 공항에서 다 버린 후 홀가분히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비록 그분들 눈엔 유별난 딸처럼 보였지만, 나의 마음에선 만세를 외치고 있었다.


‘이제 베트남에 돌아가서는 걱정 없어!’


더 이상 3배나 비싼 수입 유아 용품을 굳이 Parkson(그땐 팍슨이 유일한 백화점이었다) 가서 살 필요도 없었고 사이공 스퀘어(Saigon Square: 호치민 동대문과 같은 옷가게)를 뒤지며 아이의 얇은 여름옷을 찾아다닐 필요도 없었다. Taka Plaza도 없었다.


젖병부터 시작해서 아이에게 필요한 모든 용품을 다 들고 들어왔으니 그야말로 등 따시고 배부른 느낌이었다.




코비드 때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갑작스러운 온라인 시장의 변화는 나의 이전 기억을 다시 소환해 왔다. 그 시절을 생각해보니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기 위해 이곳에서 처절한 몸부림을 쳤던 나의 모습에 이젠 피 씩 웃음이 나온다.


그땐 몰랐으나, 시간이 지나 주부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알찬 정보들도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수입품이 많아졌다. 그리하여 오히려 한국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수입품 중 휘슬러 냄비의 경우는 관세가 한국보다 낮다 보니 Black Friday때 50프로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 사이공 스퀘어나, 타카 플라자 같은 곳을 쇼핑하다 보면 공장에서 뒷거래로 빠져나온 고가의 상품을 조금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 로컬 마켓을 구석구석 뒤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괜찮은 수입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많아졌다.


그런데 이젠 온라인 마켓까지 성황이니 요즘 베트남이 더욱 재미있어지고 있다. 시간과 세월을 이길 수 있는 것은 그 어떠한 것도 없다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비록 잉크는 찾지 못했지만 근래에 운동을 시작한 남편, 학교로 다시 돌아간 아이, 무릎이 이전 같지 않은 나의 건강과 가족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구입했다. 때마침 사용하던 샴푸와 헤어 팩이 바닥을 보여 함께 구입해 보았다.




Lasada 온라인 쇼핑몰 후기


아래 약들은 Lazada Flagship Store공식 몰에서 구입을 했다. 영양제 제약회사 이름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공식몰에서 주문한 약들은 유통 기간이 2022년까지 꽤 길었다. 포장은 개별로 각각 뾱뾱이 용기에 다 포장이 되어 왔다. 현재 식구들이 나름 잘 먹고 있다.


Lazada Flagship store 주문/ 포장이 소도매 보단 괜찮았다.




다음 영양제 역시 Lazada Mall에서 주문을 했지만  Flagship Store에서 주문을 하지 않았다. 일반 소 도매상 약국에서 구입을 했다. 한국에 택배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일반 소도 매상에서 보내온 포장은 박스를 직접 만들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박스를 오픈하는 순간 웃음이 빵 터졌다. 에어캡 (뾱뾱이)이 아닌 신문지에 돌돌 말려 최대한 유리 약병을 보호하기 위해 흔들리지 않게 박스 속을 꽉 채웠다. 약을 꺼내는 순간 약을 대량 포장한 비닐까지 줄줄 딸려 나왔다. 비닐이라도  좀 벗겨 깔끔하게 보내 주지. 잠깐 웃음을 선사해준 택배 포장이다.


일반 라자다 소도매상 약국/ 신문지와 비밀이 인상깊다.




기존에 미용실 추천으로 로레알 살롱 전용 팩과 샴푸를 구입해서 사용했다.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과는 살짝 다른 성분인지 새치염색으로 상한 머리가 많이 부드러워졌다. Loreal Flagship 공식몰에서는 미용실에 공급되는 샴푸와 팩을 살 수가 없어 개인 소 매상을 이용했다. 물건을 받고 좀 찝찝한 기분이 있었지만 소매상 주인과 간단한 대화 후 환불 절차 없이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우선 포장은 나름 야무지게 배송되어 왔다. 상품을 개봉하는 순간 사진처럼 로레알 스티커가 뒤틀려 있었고 샴푸 원액 용액에 저런 비누 거품이 계속 생겼다. 뭐 배송 도중 흔들렸나 보다 생각은 했지만 나의 고질병 '불신'이 스믈 스믈 올라왔다.


이거 물 탄 거 아니야? 아.. 한숨이 나왔다.


내용물을 부어 보았더니 역시나 약간 묽다. 진뜩진뜩하면서 물컹한 느낌보단 쉽게 물에서 금방 풀어져 거품이 일어나는 상태였다.

큐알 코드를 찍어 보았다. 에러가 자꾸 나왔다.


미용실 전용 Loreal 제품/ 이곳 역시 소 도매상이다.



도매상에 연락을 취했다. 큐알 코드에 에러 가나며 이렇게 거품이 일어나고 기존 나의 샴푸보다 묽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더니 이렇게 친절하게 자기들 상품은 정품이라고 긴 메시지를 보내왔다. Spain에서 수입을 한다고. 그리고 https://gepir.gs1.org/index.php/search-by-gtin에 다시 바코드를 넣고 검색해 보라는 안내를 받았다. 신속하고 빠른 대응에 신기했다. 그것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었다. 행복했다. 상품의 질보다 이곳 소매상의 매너 있고 빠른 응대에 감탄하여 마음이 많이 가라앉았다.


나의 문제는 진품이냐 가짜냐가 아니었고 물을 탔냐 안 탔냐 였다. 질문에 대한 답은 듣지 못했다. 계속해서 정품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친절하고 공손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주인 역시 가게 물품은 최고이며 정품만을 사용한다는 자부심 역시 높았다. 고마웠다. 저녁에 샤워 후 거품이 유독 잘 나는 샴푸를 보면서 그래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사용 후 샴푸와 팩은 정품이 맞는 듯하다.


Loreal 상품 취급 사장님과 대화




잉크는 찾지 못했지만 호치민에서 어마어마하게 커진 Hewlett-Packard(HP), Cannon시장을 발견했다. 한국에서 핸드 캐리로 삼성 프린트 잉크를 구입한 후 이곳으로 배송받는 값보다 오히려 저렴한 HP나 Cannon 레이저 프린트기를 구입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는 판단이 섰다. 이곳에서 그냥 프린트기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HP는 가격도 저렴하고 리 셀러 대리점이 있어 쉽게 잉크 또는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무조건 이곳을 불신하고서 굳이 한국에서 프린트기를 구매한 나의 무지에 대한 값을 치르는 중이다.


베트남 쇼핑몰 이용 시 크롬을 이용해서 사이트를 오픈하면 사용하기가 한결 편리했다. 한국어로 바로 번역 서비스가 되었다. 배송 은 이틀에서 3일 사이에 모두 완료되었고 값은  Cash on Delivery (COD)로 이용했다. 아직 카드를 등록하지 않았다. 물품을 받고 기사 아저씨에게 현금을 바로 지급하는 방법이다. 몇 년 전엔 상품을 기사 앞에서 뜯어보고 바로 그 자리에서 확인이 가능했으나 근래에 라자다에서 정책을 변경했다. 배송료 지급 이전에 물품을 뜯어볼 수 없는 조건으로.


배송된 모든 상품은 산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깔끔하고 정품이다. 샴푸도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기분 좋게 방구석에서 손가락으로 쇼핑한 기분. 꽤 괜찮다.


불길한 느낌이 든다.

참새가 방앗간을 넘나들듯 앞으로 베트남 온라인 쇼핑을 상당히 자주 할 것 같은 느낌.


베트남 온라인 마켓 믿을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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