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
이런 특징들은 번아웃이 오기 전 느껴지는 대표적인 특징들이다. 본인에게 해당된다면,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번아웃, 무기력, 우울함 부르는 명칭이 참 다양하다.
이 감정들은 공통적으로, '해야 할 일' 앞에서 우리를 멈춰 세운다.
오늘은 이런 감정이 들었던 이유와 이걸 해결하기 위해 효과가 있었던 일들을 소개할까 한다.
나의 요즘의 관심사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참가하는 것이다. 우리 프로젝트가 완성되어 갈수록, 모두가 열심히 노력한 우리의 결과물이 빛을 발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라는 고민이 많이 들게 된다. 우리야 지금의 진행방식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혹은 더 나은 방법이 있지는 않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던 중이었다. 결국 이런 생각들은 직접 부딪혀야 풀린다. 이 생각이 들자, 나와 비슷한 생각과 목표를 가진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우리의 방향성을 보고, 그 사람들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알고 싶었다.
여기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막상 커뮤니티에 가서 내가 느낀 감정은 약간의 설렘과 압도감 그리고 무력감이었다. 이미 앱을 출시하고, 매출을 올리고 있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도 나의 앱이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이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압도감을 느낀 것은 이분들의 태도이자 눈빛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꿈을 꾸는 눈이었다. 그 눈빛을 보고, 어느 순간 현실에 굴복해 잃어버렸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난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나도 그중 하나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정말 조금씩 현실에 스며들고 있던 나를 이렇게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획자로써 오는 책임감과, 나의 인생에 대한 걱정 속에서 난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만드는 앱이 나도 쓸 만큼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보단,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끌어오고, 돈을 벌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우선이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던 내 모습이 너무나 초라하고, 눈앞에 빛나는 사람들보다 한심하게 느껴졌다. 어디서나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들이 있지 않은가, 일을 사랑하고 즐겨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 말이다. 내가 정확히 반대로 하고 있었고, 어떤 가치를 주느냐 보단, 돈을 쫓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고민이 많아지는 하루였다.
이상하게도, 이 날 이후로 해야 할 일은 쌓여가는데, 하기가 싫었다. 그리고 이렇게 터져버린 감정을 팀원들도 느끼고 있었다. 우리가 처음 가졌던 열정과 재미는 이미 책임감과 압박감으로 바뀌어 버렸던 것이다. 물론 이런 현실적인 감정들이 나쁘지는 않다. 언제나 우리가 재밌는 것만을 추구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이 세상에 재미있고 우리도 써 볼 것 같은 기술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무기력함은 팀 자체의 분위기에 전염됐었고, 환기가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 주에 팀원들과 미팅을 할 때도, 나의 감정은 정리되지 않았었다. 근데 한 명이 나에게 무슨 일이냐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인다며 물어봤고, 하나씩 막아뒀던 얘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서로가 느꼈던 답답함과, 현재의 방향에 대한 의문, 그리고 알게 모르게 가졌던 의구심들이 흘러나왔고, 서로와의 대화를 통해 속에만 가지고 있던 나의 꽉 막힌 감정이 풀리고 있었다. 그렇게 감정을 털어놓고 나서야, 나는 내가 얼마나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날 밤, 예전부터 써왔던 ‘번아웃 탈출 노트’를 꺼내 들었다.
이번처럼 무기력함이 드는 상황마다 꺼내보는 나만의 해결책이다. 그중에 효과를 보았던 대표적인 방법들을 적어보겠다.
- 필자는 미뤄왔던 청소부터 시작한다. 방청소와 설거지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했던 일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정리한다. 이런 단순한 작업들은 우리 뇌를 쉬게 해 줌은 물론이고, 작은 성취감과 안정감을 확보해 준다.
- 당연한 소리일 수 있지만, 우린 마감에 치이고, 해야 할 일들에 치이다 보면 이 당연한 것들을 잊을 때가 많다. 실제로 동기부여에 직결되어 있는 도파민의 소진을 막기 위해선, 울트라디안 리듬에 따라, 90분 일하고 15분의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 잠이 안 와도, 핸드폰을 하면 안 된다. 자기로 정한 시간에는 불을 끄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심호흡한다. 정 잠에 들기 힘들다면, 마그네슘이나 멜라토닌을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규칙적인 수면패턴을 만드는 것이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균형을 유지하게 만들어, 일상에서 활력을 되찾게 도와준다.
- 어려울 필요 없다. 하루에 팔 굽혀 펴기 1개 하기, 스쿼트 1개 하기 등 가볍게 시작하면 된다. 또한 과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산책과 가벼운 유산소는 우리 뇌를 정리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인지하는 것이다.
해야만 하는 것들에 나 스스로를 등한시하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몸이 아프기 시작하고, 감정이 우리를 잡고 뒤흔든다고, 우리도 스스로가 휘둘리게 내버려 두지 말자. 나의 행복이 주변사람의 행복이 되고, 내가 있어야 주변사람도 있다.
ps. 우리는 종종 남들과 비교하며 본인을 소진시킨다. 남들의 감정은 잘 들여다보다가도, 스스로의 상태를 돌아보지 못하여, 지치고, 무기력해진다. 이런 감정이 들 때는, 잠시 멈추자. 그리고 속도보단 방향이, 타인보단 나 스스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시 마음속의 불씨를 키워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