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잘하는 일

최선을 다한 경험

by GENU


당신은 지금, 가장 잘하는 일을 하고 있나요?


직업을 고를 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두 번째 조건은 '가장 잘하는 일을 하고 싶다'이다.


우선 가장 잘한다는 전제가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가장 잘한다는 것은 이미 내가 '경험'해본 일 들 중에서, 노력대비 성과가 제일 좋게 나온 일일 것이고, 이 성과에 대한 평가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가장 잘하는 일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우리 모두 같은 시간을 일해도, 더 많은 성과를 받기를 원할 것이다. 정말 그 일을 좋아해서, 주변의 시선은 신경을 안 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일을 하며 얻게 되는 다양한 보상들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그 일을 반복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가장 잘하는 일을 찾고, 하면서 지낼 수 있을까?




여기에서 아까 말한 '경험'이 가장 중요하게 자리한다.

물론 수박 겉핥기식의 경험은 경험이라 부르지 않겠다. 직접 수박을 깨서 색을 보고 맛을 보고 향을 맡아본 것을 나는 수박을 먹어본 경험이라 부르고 싶다.

우리가 해낼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경험들이 다양해질수록, 내가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는지, 적성에 맞는지, 원하는 감정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가 조금씩 명확해진다.


그렇다면 최선을 다한 경험은 왜 중요한가?


필자는 20살 초반까지만 해도 성과 없이 희망만 갖고 살았다. 그 시절의 나는 무력했고, 나조차 나를 설득할 수 없었다. 그 당시에 나에게 느껴지는 감정이라고는, 무력함과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다. 한 번도 내 꿈을 위해 혹은 하고자 하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본적도 없었다. 그런 내가 무엇을 믿고 그렇게 자만했을까 라는 생각이 스치며, 순수함에서 왔던 패기는 사라지고, 세상에 대한 두려움, 자기 비난, 그리고 불확실 속에서 갇혀있었다.

이 시기는 늪에 빠진 것과 같다. 움직이려고 할수록 더욱 깊게 빠져든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으니, 사람들에게 쉽게 휘둘리고, 잘하고 있던 일도 멈추게 된다. 그렇게 반복되는 작은 실패가, 무기력을 가져오고 이런 마음은 몸조차도 아프게 만든다. 그렇게 힘들었던, 그해 여름엔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엄청나고, 한 번은 운전을 하다가 어지러워서 길가에 차를 대고 쉬었어야 했다. 이상함을 느끼고 간 한의원에서 내린 진단명은 '허로' 즉, 만성피로였다.


그 후로 집에 들어가서,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거의 한 달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강제로 찾아온 여유시간이 되어서야,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내가 압박감에 시달리면서, 해왔던 일들이 나를 좀먹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원하지 않는 일을 계속하다 보니, 끝없이 지치고 잘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두 달 정도 시간이 흐르고, 몸에도 마음에도 어느 정도 여유가 찾아오게 됐다. 남는 시간엔 계속하고 싶은 일만 했고,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생각을 반복했다. 그러고 든 생각은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었다. 학교 수업도, 그리고 하고 싶은 연구도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겼다. 그렇게 연구실 인턴을 시작하며, 내가 하고 싶다 생각한 일을 시도해 보게 됐고, 이 일이 정말 나에게 맞는지 확인할 때까지 꽤나 깊게 파고들어 갔다. 좋아하는 일이어서 그런지, 꽤나 잘할 수 있게 됐고, 그런 내 모습이 주변사람들에게 좋게 보였는지, 기회가 계속해서 찾아왔다.


물론 현재 나는 그 일을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내가 그 일을 잘할 수 있는지는 확실하게 알았다. 그때부턴, 오히려 후회 없이, 이 일을 그만두고,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할 수 있었다. 우리는 해보기 전부터 그 일이 어떤 결과를 혹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수많은 변수를 통제하고 예측할 수 없는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최선을 다한 경험을 쌓아가는 것뿐이다.




가장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어 이 글을 읽은 분들에게,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당신의 '가장 좋아하는 일'을 찾아줄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해보기 전에는, 우리가 무엇을 잘할지 절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인생에는 지름길이 없다. 다만, 최선을 다해 뛰는 사람은 조금 더 빠르게 지나갈 수 있다.


https://brunch.co.kr/@goforbrok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