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어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다.
한 달가량 매일 땀 흘리며 일하고 물도 제대로 마시지 않았던 습관때문에 결국 병이 들었다.
아이들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치우고 있는 중에 급작스런 복통이 시작되었는데 요로결석이었다.
처음에는 산통초기느낌이더니 불과 20분 만에 웅크리고 일어나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고 급기야 산통 막바지로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큰아이가 119를 불러 응급실에서 마약성진통제를 맞을 수 있었다. 그제야 죽지 않았구나 안도감이 들었지만 동시에 앞으로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엄마가 아픈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큰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다시 진통이 반복되고 사그라질 때까지의 시간은 멀고 아득했다.
비명을 지르기 싫어 끅끅대며 참았더니 낮은 짐승소리같이 삐져나와 응급실에 울려 퍼졌다.
생각할 겨를 없이 다음 진통이 찾아오면 혼이 그냥 쏙 빠져나갈 지경이다. 오롯이 혼자 남아 사투를 벌인다,
입원하고 수술할 때까지 이틀을 기다려야 했다. 결석은 자연적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거니와 그보다 주치의의 비어있는 수술스캐쥴에 들어가야 해서 일단 진통제로 버티는 방법밖에 없었다.
결석은 쉽게 빠지지 않았다. 48시간을 통증과 싸우며 네 가지 종류의 진통제를 돌려 맞는데 진통이 시작되는 수 분이 산통과 똑같아서 죽을 맛이었다.
기절하기 직전까지 끌고 가다가 진통제성분이 퍼지고서야 고통이 사그라들고 정신없이 잘 수 있었다.
이틀을 굶고 수술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최대한 생각을 멀리하고 편안해졌을 때의 감각에 집중했다. 수분의 극심한 통증이 지나가면 안도감이 만신창이가 된 몸을 위로해 준다.
고통을 대하는 태도는 불교적 수행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에서 출발했다.
무상(無常)이란 '모든 것은 계속 변하고, 머무르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영원한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생겼다가 사라진다는 것이 기본적 의미다. 무상은 단순히 '언젠가 사라진다'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변하고 있다'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통증은 강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한다.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을 때와 가라앉았을 때의 느낌이 다르다. 이것처럼 생각도 계속 바뀌며 몸도 계속 바뀐다.
만약 극심한 통증이 사라지고 잔잔해졌을 때 다시 찾아올 통증을 두려워하고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겼는지 한탄하며 앞으로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는 삶을 상상하기까지 한다면 생각으로 인해 현재 머무르고 있지 않는 것이다. 이 고통이 빨리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도 집착으로서 더 큰 고통을 낳는다.
무상은 머리가 아니라 직접 경험하여 흐름으로 이해해야 한다. 극심한 고통은 사라지고 안도하지만 또 변화한다. 변하고 있는 감각과 사라지는 것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한데 여기서 '나'를 주체로 삼지 않는다. 이 모든 게 내 것이라기보다 그냥 일어난 현상으로 봐야 한다. 감각은 그냥 일어나고 감정은 그냥 바뀌며 생각은 자동으로 생긴다.
경험은 있지만 주인이 없다.
즉 실체가 없다는 공 이 된다.
무상(無常)
=변한다
무아(無我)
=내 것이 아니다, 고정된 '나'는 없다
공(空)
=실체가 없다. 비어있다. 모든 것은 고정된 실체 없이 조건 따라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