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청소수행의 장점

by 수 안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사람 없는 빈 공간에 오로지 쓰레기와 더러움을 마주하는 나 만 있을 뿐 대화할 필요 없고 묵묵히 내가 할 을 시간 안에 끝내면 된다. 나처럼 평소 꼼꼼하게 청소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적성에 맞을 것이다. 재활용 쓰레기와 일반쓰레기를 구분하여 비닐에 넣고 물건들을 정리하며 더러워진 곳을 구석구석 닦고 바닥도 청소한다. 청소를 마친 후 뽀독뽀독해진 공간을 바라보면 뿌듯하고 기분 좋아진다.


청소는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다.


빈 사무실 청소할 때보다 가정집을 방문하여 청소할 때 약간 난이도가 있는데 고객을 마주하고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인 집 청소를 도와주러 온 이로 대할 때도 있고 그저 돈이 아깝지 않기를 바라서 한 개라도 더 시키려 잔소리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자존심 상할 이유는 없다. 청소 자체가 수행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공간을 통제하는 사람으로서 그 안에서 잠잠해지는 내 의식과 깨끗해지는 공간을 관찰하면 그뿐이다. 명상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고 나에게 덕이 된다.


생각이 올라올 틈 없이 행위에만 집중하면 감각이 또렷해진다. 이것은 명상의 효과와 같다.

명상은 생각에 빠지지 않고 관찰하는 훈련이다. 반복적으로 신체의 감각에 집중하면 주의가 몸 전체로 분산되는데 이때 뇌의 자동반응 시스템을 약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람의 뇌는 자극이 들어오면 감정과 반응이 동시에 일어난다. 사람마다 반응하는 형태는 다르지만 누구나 자동화되어 있어 상대방이 비난하면 분노가 일고 방어하게 된다. 나를 낮추고 맞춰주며 분위기를 좋게 유지하려 하는 것도 일종의 방어적 형태이다. 그렇다고 분노라는 감정이 사라지는 게 아니고 그저 억눌릴 뿐이다. 그래서 상황이 끝나도 과거 일을 반추하고 좋지 않은 감정은 끊임없이 맴돈다.


나 같은 경우 명상은 힘들어서 주로 몸을 움직이는 쪽을 택하고 있다. 자동적으로 생각과 감정이 올라와도 주의가 신체적 감각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큰 노력 없이 관찰할 수 있게 된다. 관찰하는 순간 고통도 줄어든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아를 상기한다. 나의 감정은 언제든지 일어나는 것이며 좋든 나쁘든 느끼고 인정해 주면 흘러가고 사그라든다. 생각과 감정 그리고 욕구를 관찰대상으로 보는 것이 무아 체험의 시작이다.


추가) 적절한 화는 나를 지키는 수단이다. 자기표현도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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