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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갱 Jan 04. 2021

#기획 - 트렌드는 책으로 보는 게 아니다.

서점에서 낡은 트렌드를 팔고 있다.

책을 사지 않아도 마케팅을 하면서 한 달에 세네 번은 꼭 서점을 간다. 이것은 나만의 트렌드 파악하기 위한 작은 습관이다. 광고주 중에 출판사가 몇 군데 있었다. 책을 마케팅하기 위한 짧은 그리고 다소 작은 프로젝트 들이었지만 이때의 경험이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출판사에서 책을 출판하면 대형 서점 매대에 올리기 위하여 비용을 지불한다. 뿐만 아니라 대형서점도 더 많은 매출을 위하여 매대 위치 등을 카테고리별로 전략을 짜서 책을 배치한다.

여기서 배운 점은 잘 보이는 책의 카테고리가 현재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조금만 머리 쓰면 매우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여하튼 이번 주만 세 번 서점을 들렀다.

왕십리에 위치한 영풍문고와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영풍문고 그리고 부산 서면에 위치한 교보문고를 들렀다.

세 곳 다 다른 곳에 위치했지만 공통적으로 많이 보였던 책이 트렌드였다.

그렇다면 내 스타일대로 트렌드의 뜻을 정확하게 집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트렌드(trend) : 유행 : 짧은 시간 지속되는 총체적 행동 경향


짧은 시간.

마케팅을 할 때에 마케터들은 시장을 분석하면서 트렌드를 분석하고 기획에 써먹는데, 매일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어디서 어떤 밈이 유행하더라 후다다닥.

또 어떤 밈이 유행하더라 후다다닥.

고객의 맘에 드는 어투로 고객에게 브랜드 이야기를 하려면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다 보니 마케터에게 트렌드는 손에 놀아나야 할 그 무언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러한 트렌드를 책으로 엮어냈다면?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트렌드 책을 까 내리는 것이 아니다. 트렌드를 예측한다는 것도 중요하기에 트렌드를 예측해주는 훌륭한 도서도 많다.)

책을 100장 분량으로 쓴다고 치자. 암만 빨리 써도 몇 날 며칠은 걸린다. 매우 빠르게 가둬놓고 캔 공장에서 쓰는 작가들도 있으니 2주라고 가정하자. 디자인과 인쇄 그리고 서점에 들어가기까지 또 2주라고 가정하면 암만 빨리 나와도 1달은 족히 걸린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트렌드에 대한 책들은 또 해가 바뀌기 이전에 미리 서점을 지배하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빨리 트렌드를 엮어내고 있는 것일까?

그럼 트렌드를 리포트로 엮어낸 책은? 한두 달 일찍 나온다면 이미 한 분기는 날리고 나오는 리포트 책인데 이걸 우리는 리포트 서적으로 볼 수 있을까?


다시 돌아와 트렌드는 유행을 이야기한다. 유행이 길게 갈지 짧게 갈지는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불확실한 것을 예측하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는 당연히 잘못된 지식으로 활용되어 실패를 불러올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마케터는 확률의 게임을 한다. 수많은 전환을 만들기 위해 조금 더 확률적으로 성공 가능한 것에 길을 내는 사람이다. 그런데 우습게도 불확실한 예측을 공부한다.

물론 어느 정도의 짬밥이 쌓이면, 트렌드를 읽는 혜안을 길러야 한다. 이는 분명히 유용하다. 하지만 그때에 변하지 않는 것에 더 시간을 들이는 게 어떨까?


그럼에도 나 또한 트렌드를 읽어보기 위해 낡은 그리고 덜 채워진 책을 사는 내 모습이 우습다.

역설적이게도 내가 트렌드 책을 사는 이유는 트렌드를 읽는 혜안을 요구하는 면접관과 광고주 때문이다.

물론 많은 채널들을 통해 나름 머릿속에 있다마는 누군가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지식은 조금 다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라면 트렌드를 읽기 위해 리서치 전문 기업에서 나오는 리포트들을 읽는 것을 추천하고, 마케팅을 공부하기 위해 서적을 고를 거라면 변하지 않는 이론이나, 실무 기술 서적들을 추천한다. 당신이 일 할 때 더 빨리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 서적 말이다.


덧,

블로그 마케팅, 페이스북 마케팅, 스마트 스토어 이런 것도 책으로 읽지 마라 가급적이면 실습 위주의 강의를 들어라. 온라인은 빠르게 변한다. 언제 UI가 바뀌어서 책에 있던 내용이 쓸모없는 지식이 될 수도 있다.

나는 페이스북 마케팅 책 3권과 유튜브 마케팅 책 2권을 냄비 받침으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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