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꿈을 죽이고 있는 사회의 실체
삶은 달걀 아닐까요? 삶은 달걀?
네 맞습니다. 삶은 달걀입니다. 삶이란, 외부의 압력에 의해 깨지면 달걀 후라이가 되지만,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가면 병아리가 되는 것입니다.
이 사회는 청년들의 꿈을 응원해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오길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사회의 압력은 청년들의 꿈을 깨트리려 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꿈이 깨져버렸던 청년들 중 한 명입니다.
제 꿈은 청년들에게 꿈을 꾸라고 얘기해주는 강연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제 대학생활 전부를 걸었던 너무나도 소중한 제 꿈이었습니다.
학비에 보태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구석에 숨어 말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엔 강연 영상을 보면서 걸었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스피치 학원에도 다녀봤고, 주변 사람들을 억지로 끌어 모아 강연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제 노력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항상 차가웠습니다.
너가 지금 그거 할 때야? 유난 떨지마! 네 꿈은 너무 비현실적이야. 그걸로 돈을 벌 수 있을 거 같아? 철 좀 들어! 사람들 다 하고 싶은 거 있는데 적당히 타협하면서 사는 거야!
전부 다 제가 들었던 말들입니다. 그리고, 하나 같이 맞는 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현실적인 말들 때문에 제 꿈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꿈을 너무나도 이루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꿈을 꾸라고 얘기하시던 한 강연자 분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이 꿈을 지켜낼 수 있을지 조언을 듣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 예상과 달리 그 분은 제게 꿈을 좇지 말라고 얘기했습니다. 쉬운 길이 아니라고. 빨리 취업부터 하라고. 어차피 성공하면 사람들이 다 당신 얘기 들을 거라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전부 맞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이 그때의 제 시기에 꼭 필요했던 말은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그분과의 만남 이후 저는 현실이 두려워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제 꿈은 깨져버렸습니다. 전 지금 강연자가 아니라, 사무 업무를 보고 있는 비정규직 회사원입니다.
그리고 그 노력을 반복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청년의 때는 바로 그런 시기입니다. 아직은 아무 것도 아니지만, 무엇인가 되기를 꿈꾸고 준비하는. 아직은 실력이 안 되지만, 노력을 쌓아가며 가능성을 키워가는 그런 시기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꿈을 준비해가는 청년들의 시기를 묵묵히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빨리 무엇인가 되라고 합니다. 마치, 가을에 피는 코스모스에게 개나리처럼 3월에 꽃을 피우라고 얘기하는 거 같습니다.
꿈을 준비하던 청년들은 그런 말 한마디에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조금만 시간을 줬으면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왔을 청년들이 그렇게 달걀 후라이가 돼버립니다.
당신은 누군가의 꿈을 죽이는 꿈 킬러(Killer)입니까, 아니면 그 꿈을 지켜주고 계신 꿈 키퍼(Keeper)입니까.
당신이 보고 계신 건 청년들의 현재 수준입니까, 아니면 그 안에 있는 무한한 가능성입니까.
저는 이 사회의 많은 분들이 청년들의 꿈을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는 꿈 키퍼(Keeper)가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아무리 경기가 안 좋고 취업난이 길어진다 하더라도 꿈을 지켜내려는 청년들이 늘어날 거 같습니다.
그런건 어린 애들한테나 물어보는 거라고 으레 생각해버리는 게 사회적 통념인 듯 합니다.
당장 먹고 살기도 쉽지 않은 현실에 꿈을 꾼다는 게 사치처럼 느껴지기 때문일테지요. 자신이 진짜 원하고 바라는 삶의 모습이 분명 존재하지만, 이에 대한 갈망은 무의식 깊은 곳에 묻어놓고 주어진 현실을 살아내기에 급급합니다.
그런데, 사실 잘 생각해보면 자신이 진짜 바라는 삶의 모습을 살아가기 위한 선택을 내리고, 그 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을 쌓아가고자 용기를 내 본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누군가의 말 때문에, 때론 누군가의 차가운 시선 때문에 무엇인가 시작도 해보기 전에 꿈이 깨져버리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매스미디어의 영향으로 '사회적 성공'이라는 개념에 정형화된 기준이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왠지 그 기준에서 벗어난 선택을 하게 되면 이단아가 되는 것 같고,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합니다.
참 웃긴 일입니다. 모두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면서, 과연 '평범하다'라는 말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왜 모든 사람의 사고와 선택이 그 '평범함'이라는 기준 안에서 움직이길 권장하는 것일까요.
저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다르고, 각자만의 고유한 개성과 특별함이 있듯이, 각자에게 행복한 삶의 기준과 방향성은 제각각이라는 사실이 사회적 통념으로 받아드려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꿈을 쫓기 위한 누군가의 선택을 자신의 잣대로 평가하지 말고, 다만 그 사람이 진정성 있게 노력하고 있다면 격려해주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모든 사람이 서로의 꿈을 존중해주고, 따뜻한 응원의 말 한 마디 건내줄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이 제가 꿈꾸는 세상의 모습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꼭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