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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Apr 15. 2020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삶은 결국 균형점을 찾아가게 되어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둘 사이의 간격에서 오는 박탈감은 이루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너무나도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을 깨달았을 때 느껴지는 절망감. 그 상처는 너무나도 보편적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라도 그런 박탈의 순간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너무나 많고, 나 또한 그런 감정을 수시로 경험하고 있다. (특히, 요즘 들어 더 자주.)




사람은 누구나 불안정한 시기를 겪는다.


이때의 불안정한 시기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괴리 가운데에서 고민하고 있는 상태, 마음은 저 높이 올라가고 싶은데 실력도 상황도 따라주지 않는 상태, 그런 상태를 뜻한다. 반대로 안정감이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간격이 좁혀져 균형을 맞추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삶은 점차 불안정에서 안정의 상태로 나아가게 되는데, 그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 저 높이 걸려있는 이상을 현실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 '포기하면 편하다, 현실과 타협해라, 사람들 다 그러고들 산다'라는 말들이 이런 방식을 지지한다. 맞는 말이다. 꿈과 이상을 이루기 위한 감정적 수고와 인고의 시간을 굳이 견디지 않더라도 인생은 살아진다. 꼭 그렇게 악착같이만 살아가는 것이 언제나 정답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다 포기하고 지금 내 삶의 모습에 안주하는 것도 항상 정답인 것은 아니다. 포기하는 삶에는 반드시 못 다 이룬 꿈이라는 후회가 따르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식은 현실의 수준을 내가 꿈꾸는 이상의 높이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 과정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의 투자를 요구한다. 가끔씩 너무 힘들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물 흘리게 될 수도 있다. 남들 놀 때 못 놀고, 잘 때 못 자고, 남들 다 편하게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며 살아갈 때 어떠한 방식으로든 땀과 눈물을 더 많이 쏟아내야 한다. 그래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을 포괄할 수 있게 된다.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리 노력한다고 한들 하고 싶은 일을 반드시 다 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니다. 노력하고 또 노력하다가 제 풀에 지쳐 현실과 이상 사이 어딘가에서 타협하게 돼버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래서 너무나도 두렵고 불안하다. 그 감정까지도 인고의 과정에 포함되는 것이니, 사실 견디는 것 말고는 왕도가 없다. 참 잔인하지 않은가. 열심히만 했다고 다 잘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이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면 부정적 생각과 감정들에 한 번쯤 부딪혀 보는 게 어떨까 싶다. 물론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니 스스로의 다짐과 선택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어떤 삶의 방식을 택하든, 삶은 결국 균형점을 찾아가게 되어있다. 


꿈과 이상을 끌어내리든, 아니면 현실의 수준을 꿈에 닿을 때까지 끌어 올리든, 결국 둘 사이의 간격에서 오는 감정적 요동침은 언젠가 잠잠해질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 감정적 오르내림의 진폭이 작아지는 과정이 어른이 돼가는 과정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없이 높게만 잡아놨던 이상이 현실의 수준을 고려하여 조금씩 그 높이를 낮춰가는 것은 철이 들어가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아직도 철없는 어린아이다. 곧 서른의 나이에도 지금 내 현실의 수준보다 한참 높은 곳을 바라보며 살고 있으니까. 


언제까지 내가 철 없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겠다고 고집부릴 수 있을까. 가능하다면 평생을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있도록 현실의 벽을 확 뛰어넘어 버리고 싶은데, 여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좀 더 부딪혀보고 싶다. 조금만 더 위로, 조금만 더 높이, 조금만 더 성장한 상태에서 균형점을 찾고 싶다. 그 마음이 너무 크고 간절해서 오늘도 아무도 보지 않을 글을 끄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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