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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에 대하여

간절함은 결핍이다. 결핍은 열정의 먹이다.

by Jay

간절함은 결핍이다.


삶에서의 결핍은 반드시 이루고(되고) 싶은 상태가 있는데, 그 상태에 도달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들(e.g 경제적 어려움, 개인 역량의 부족, 용기의 결여 등)에 기인한다. 간절하게 원하는 무엇인가를 가질 수 없게 만드는 수많은 이유들 앞에서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비참해진다.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좌절하거나, 돌파해내거나. 좌절한다면 현재 서있는 불만족의 영역에 계속 머무르게 될 것이다. 반대로 돌파해내려 한다면 만족의 고지를 넘어서기 위한 치열한 투쟁의 과정을 견뎌야 한다.


머무르거나, 아니면 앞으로 나아가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무욕의 삶을 추구하거나(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어떠한 삶의 모양도 오답은 아니다. 후회 없이 본인이 선택한 삶의 방식을 확신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그뿐이다.



결핍은 열정의 먹이다.


다만, 더 큰 만족을 위한 투쟁을 결심했다면 결핍이라는 감정을 잘 활용해야 한다. 결핍이야말로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불태우는 추진력이고 동인이기 때문이다.


열정은 결핍을 먹이 삼아 자란다. 이때 결핍의 대상은 돈일 수도, 다른 사람의 인정일 수도, 아니면 재능일 수도 있다. 무엇이 됐든 결핍을 느껴야 개선도 할 수 있고, 성장도 할 수 있다. 부족한 게 있어야 열심히 살 궁리도 할 수 있기 마련이다.


세상은 참 잔인한 곳이다. 열정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극심한 불균형 상태에서만 그 진가를 나타내니까. 어둠이 없으면 빛이 밝음을 알 수 없듯이, 결핍이 없이는 열정이 드러나지 않으니까. 삶에 부족한 게 있고, 현재는 다 이루지 못한 이상이 있어야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의 모습이 현실이 될 수 있으니까.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게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공정해 보이지만, 곱씹을수록 그 안에 감추어진 함의가 무섭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결핍은 열정의 먹이가 아닌, 불행의 씨가 될 뿐이다.



열정이 자라서 꿈에 닿다.


"꼭 그렇게 간절함에 파묻혀 절박하게 살아야만 합니까?"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내 대답은 이거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사실 모든 사람이 꼭 그렇게 애닳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적당히 즐기면서 편하게 사는 것도 일면 의미 있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최근 베스트셀러에 올라갔던 에세이들만 보더라도 그러한 안분지족의 마음가짐이 이 시대의 트렌드가 되고 있음이 자명해 보인다. '간절할 필요 없어. 그냥 현실을 즐겨.'


어떤 마음에 그런 책들이 쓰였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그런 메시지에 왜 마음을 뺏기고 있는지 백 번 이해가 된다. 그 모든 감정들에 나 또한 동의한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은 아직도 간절하다. 아니, 절박하다. 너무 큰 결핍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나는 꿈을 이루고 싶다).


덕분에 내 열정은 먹이가 너무 많다. 두려운 마음, 먹고사는 걱정,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다 보면 느껴지는 피로감. 그 모든 것들을 뛰어넘을 만큼 결핍이 크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바라는 마음이 강렬하다.


채 30도 되지 않은 나이에 벌써부터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꿈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 결핍을 먹이 삼아 열정을 쭉쭉 키워가려 한다. 그 간절한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서 언젠가는 내가 바라는 꿈에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한 막연한 상상을 해보다가 갑자기 글이 너무 쓰고 싶어 져서 한 번 끄적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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