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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May 23. 2020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꿈 길 여정을 두렵게 만드는 두 가지 불신


꿈을 꾸고 이를 이루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엄청난 감정노동이다. 특히, 수시로 불쑥불쑥 튀어 오르는 두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은 참 고되고 힘든 일이다.


꿈은 왜 항상 두려움을 동반하는 것일까? 특히 나이가 들수록 꿈을 지켜내고, 그 꿈을 이루어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점점 더 버거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에 대해 깊고 현실적으로 고민해보게 되는 요즘이다.




꿈 길 여정이 두려운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거 같다.


첫째, 나에 대한 불신 - 내가 진짜 해낼 수 있을까?


꿈 길을 뚜벅뚜벅 걷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 때가 반드시 찾아온다.


내가 처한 상황의 문제는 큰데,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작은 거 같다. 세상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점점 더 절감하게 되는데, 내 안에 있는 가능성은 반대로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내가 진짜 해낼 수 있을까? 괜히 헛물켜다가 젊음만 축내고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하는 거 아닐까? 이러고 있다가 내 인생 꼬이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진다. 주제에 맞지 않게 과분한 꿈을 꾸는 것 같아 위축되기도 한다.


그런 때일수록 자기 효능감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바라는 꿈과 나의 현재 수준, 그 사이의 격차는 충분히 극복 가능한 것이다. 나는 반드시 그 차이를 좁히고 꿈이 현실이 되도록 만들 수 있다. 나에게는 그 성취를 거머쥘 충분한 능력도, 자격도 있다.


물론, 꿈과 현실의 격차 사이에는 수많은 장애물들이 존재하지만 이를 하나하나 극복하다 보면 점차 단단해지고, 성숙해지고, 결국 꿈에 가까워진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잘나고 특별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특권이 아니다. 바로 나의 얘기다. 나 또한 기쁨과 만족을 누릴 수 있다. 나는 반드시 할 수 있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 버티는 힘이다. 악을 써가며 끝까지 버티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엔 뭔가가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아직은 살아가는 중이다). 오직 문제는 내가 나 스스로를 어디까지 믿어주고 기다려줄 수 있는지의 여부다. 내가 나를 끝까지 믿어준다면, 나는 무엇이라도 해낼 수 있는 존재다. 이러한 긍정적 자기 암시가 꿈 길 여정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꿈에 대한 불신 - 이 길이 진짜 맞는 걸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내 속이라고 다를까. 내가 정말 원하고 바라는 것이라 확신하고 꿈 길 여정을 출발했다 하더라도 금세 이 길이 맞는 건지 의심하게 되는 순간은 찾아온다. 꿈을 따르는 삶에서 으레 수반되는 고된 풍파와 마주칠 때면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되나 싶어 지기도 한다.


삶은 원래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선택에는 반드시 기회비용이 따른다. 꿈 길을 걷기로 선택했다면, 당연히 그 선택으로 인해 뒷단으로 밀려난 다른 선택지가 생기기 마련이다. 상태가 좋고 하는 일이 잘 풀릴 때는 괜찮다. 이 길만이 진짜인 거 같다. 잠을 못 자고, 밥을 굶게 되더라도 행복하다. 그런데, 힘들고 기운 빠지는 일들이 반복되는 때가 찾아오면 놓고 온 선택지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아, 그때 쫌 더 공부해서 대기업 도전해볼걸. 그때부터 공무원 준비하던 애는 이번에 시험 합격했던데.'


이런 후회들이 계속 발목을 잡는다. 한 길에만 집중해도 될까 말까인데, 자꾸 한 눈을 파니 될 것도 안된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중간지대에서만 깔짝거리다 타협해버리고 만다. '해볼 때까지 해봤는데 안되더라, 나는 여기까지인 거 같다'는 말들로 자기 방어하면서. 글쎄, 잘 모르겠다. 정말 이 길이 옳다는 생각에 뒤도 안 돌아보고 전부를 걸어봤지만 거기까지인 건지, 아니면 본인이 선택한 길에 확신하지 못하고 어물쩡 거리다 꿈을 놓쳐버린 건지.


깊이 고민하고 선택한 길이라면, 과정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말고 그 꿈을 확신해봐야 한다. 물론, 그 길이 정답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정답이면 대박이고, 아니면 쪽박이다. 그런데, 꿈 길 위에서 '이 길이 쪽박인 길이면 어떡하지? 이 길 끝에 내가 원하는 미래가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에 어정쩡한 태도만 지속하고 있다면 그건 무조건 양박에 독박이다. 그것만큼 최악인 선택도 없다.




나 자신, 내가 가고 있는 이 길, 이 두 가지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 꿈 길 여정은 반드시 실패한다. 


요새 내가 완전 그렇다. 나름 자잘한 시도들을 많이 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다. 그런데,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적당히 하다 말아야겠다는 안일한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한 없이 초라해 보이고, 내가 서있는 이 길에 대한 확신도 점점 얕아진다.


이 기분을 하루빨리 떨쳐버려야겠다. 어차피 믿음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적 행위이다. 감정에는 오르내림이 있지만, 의지에는 업다운이 없다. 나는 할 수 있다고,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옳은 길이라고, 내 삶은 내가 간절하게 매달리고 있는 꿈 곁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의지적으로 믿고 또 행동해야겠다. 두려움은 감정이고, 의지와 실천은 실제다. 내 삶이 감정이 아니라 실제적인 것들에 뿌리를 둘 수 있기를 바라보며 글을 끄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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