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으로 바라보다.
중독은 어떠한 물질이나 행동을 통해 고양된 감정을 맛보면 이후에도 그 기억으로 인해 억누를 수 없는 충동이 생긴다. 결국 기대에 의해 약물이나 특정 행동을 다시 하게 되고 이후에 금단 증세, 스트레스로 인해 또다시 약물이나 특정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과의 불화가 생겨나고 자신의 삶이 무너져 가기에 이를 통제하려 해보지만 되지 않는 현 상태가 중독이다. 중독은 완치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치료가 쉽지는 않으나, 불치병은 아니다.
미국 국립 약물중독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Drug Abuse)에서는 중독을 강박적인 약물 추구와 약물 사용을 야기하는 만성병, 자주 재발하는 ‘뇌질환’으로 보고 있다. 중독성 약물(예: 알코올, 카페인, 마약류 등)과 일부 행동(예: 도박, 쇼핑, 인터넷 등)이 뇌의 화학적 의사소통 시스템에 영향을 주어 그 과정을 변형시키고, 정상적인 화학적 메신저들을 모방하고, ‘뇌의 보상경로’를 과도하게 자극하게 된다는 것이다.
보상 경로(reward pathway)란 뇌의 도파민 경로 중 하나로, ‘중뇌-변연계 경로’라고도 한다. 이 시스템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중뇌 및 변연계의 개념을 확실히 잡아야 중독이 일어나는 뇌의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중뇌는 뇌의 한가운데에 있어 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좌우 대뇌 반구 사이에 끼어 있는 뇌줄기를 구성하고 있다. 자율신경계의 조절과 체온, 혈당 등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외에도 상행성, 하행성 흥분을 전달하는 기능과 청각과 시각에 대한 반사중추기능을 한다. 중뇌에는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존재한다.
우리가 만약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어떠한 감정 반응이 자동적으로 나타난다면 이는 대뇌피질의 안쪽에 존재하는 ‘변연계 회로’와 ‘시상하부 핵’들의 작용에 의한 것이다. 변연계는 뇌의 어떤 명칭이 아닌, 기능적 집합체라 보는 것이 맞다.
변연계의 주요 영역은 보통 대상회와 해마, 편도체 그리고 시상하부를 포함한다. 하지만 전전두엽을 포함한 확장된 변연계의 구성은 ‘감정’과 ‘느낌’을 만드는 것에 많은 역할을 기여하고 있다. 시상하부는 본능과 같은 일차 감정을 처리하며, 전전두엽은 감정을 정서적으로 즉, 의식적으로 조절하여 느낌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과 느낌은 본능적 욕구를 표현하고 행동의 동기를 만든다.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추상적인 생각, 판단, 예측, 충동 억제 등의 기능을 하는 전두엽의 앞 부분으로, 결정하고 계획하는 기능 즉, 집행기능을 한다.
해마: 대뇌변연계의 양쪽 측두엽에 위치하며, 장기적인 기억과 공간개념, 감정적인 행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편도체: 측두엽 심부에 위치하며 해마와 밀접하게 붙어있다. 편도체의 기능은 감정이 개입된 사건에 대한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편도체의 자극은 공격성을 나타내며, 편도체의 중심핵은 공포와 불안 행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뇌간 및 시상하부와 직접적인 신경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부적절한 활성화는 불안장애와 연관 있으며, 이를 제거할 시 불안 행동이 감소할 수 있다.
측좌핵: 뇌의 좌우 신경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약물복용을 강화하기도 하며, 몰두와 집중력이 이곳의 자극과 활동에 따라 나타난다.
시상하부: 중뇌의 앞부분, 뇌줄기의 위, 시상의 아랫부분에 위치한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작은 핵이다. 신경계를 뇌하수체를 통해 내분비계와 연결하고 우리 몸의 특정 대사과정 및 자율신경계의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온조절, 배고픔, 갈증, 일주기 리듬 등의 활동을 조절한다.
변연계 시스템의 구조는 이중회로로 되어있는데, 내부 회로는 ‘파페츠 회로’라 불리며, ‘해마형성체-유두체-시상전핵-대상회-해마형성체’의 순서로 연결되어 경험 기억을 생성한다.
파페츠 회로는 1930년대 미국의 신경해부학자 제임스 파페츠(James Papez)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감정 회로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감정이 아닌 기억회로에 가깝다고 밝혀졌다. 외부 회로는 ‘감각연합피질-편도-시상하부-전전두피질’로 구성되어 감각 입력에 대한 감정적 반응과 느낌을 만든다. 두 회로는 대상피질로 매개되어 상호 연결되어 있다.
변연계에서 쾌감과 중독에 관한 신경 연결은 중뇌변연영역에서 시상하부 그리고 중격부를 연결하는 내측 전뇌 다발의 신경로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도파민의 분비는 뇌의 회로에 영향을 주기에 ‘뇌질환’으로 보는 것이다.
중독은 보통 고양된 감정인 ‘쾌락’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러한 감정의 정서적 측면은 시상하부-중격-전전두엽의 연결에서 처리가 된다.
감정의 운동 측면은 복측피개영역-측좌핵-전전두엽의 연결에 의한 것이며 행동을 하도록 한다. 여기 복측피개영역(VTA)의 신경세포의 축삭이 중격핵과 측좌핵에 도파민을 분비한다.
중독의 과정은 복측피개영역(VTA)에서 도파민의 분비가 시작되어 측좌핵을 경유하여 ‘전전두엽’에 이른다.
보통 동물은 감정에 의존해 행동을 옮기는데, 인간은 감정에 의존하기 보다 전전두엽이 발달되어 감정을 억제하며, 이로써 즉각적인 만족감보다는 미래를 예견하여 행동을 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이러한 것에서 인간은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힘이 있어 쾌락을 잠시 저버릴 수 있는 통제력이 있다. 하지만 도파민이 뇌의 회로를 적셔버리기에 차츰 통제력을 잃어 가는 것이다. 도파민 분비는 강화와 보상에 관련한 운동기능 학습을 촉진한다.
그리하여 도박 중독자의 경우, 도박에서 돈을 따낸 뒤 날아다닐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이것은 도박에 따른 도파민 분비로 쾌락을 느낀 것이다. 결국, 이러한 도파민의 분비는 고양된 감정으로 인해 도박 행동 빈도를 높일 것이며, 만약 돈을 잃었다면 도박을 통해 다시 돈을 따냈을 때에 즉시 도파민이 분비되어 일종의 ‘보상’의 역할을 한다. 결국 계속적으로 보상을 갈망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