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 가방을 잘 사시는 이모가 엄마에게 주신걸 엄마는 나에게 주셨다. 난 한 번도 산 적이 없으니 하나밖에 없는 소위 명품 가방이다. 받은 지 10 년 돼가는 동안 한 번 들었다. 딱히 아낀 건 아니고 그냥 별로 쓸 일이 없었다.
그래서 당근** 에 저렴하게 팔기로 결심했다. 나에게 와서 박혀있는 것보단 낫겠다고 생각했다. 연락이 오긴 왔는데 처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반 가격이었다. 막상 그렇게 내놓으려니 맘이 아팠다.
‘생각해볼 시간을 주세요.’
라고 말하고 정말 시간을 많이 끌었다. 당근 ** 에서 그렇게 뜸 들이긴 처음이었다.
‘차라리 잘 두었다가 딸을 줄까.’
어차피 유행 타는 가방이 아니었다. 앞으로 10 년 후에도 가지고 있어도 될 가방이다.
남편에게 말하니 팔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래 어차피 평생 나에겐 그거 하나일 것이다. 난 앞으로도 소위 명품 가방을 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파는 것을 포기했다.
사실 팔려고 결심했을 때 명품백 클리너를 하나 주문했었다. 팔더라도 예쁘게 주고 싶었다. 마침 그냥 안 팔기로 결심했던 그날 그 가죽 클리너가 도착했다. 버리는 메리야스를 이용해 닦아내었다. 갈색 떼가 싹 벗겨지면서 번쩍번쩍 광이 났다. 오~ 오~ 진작 이렇게 할 걸. 내가 너무 홀대했나 보다. 그래 나도 하나쯤 가지고 있을 자격 있지. 잘 관리해서 딸 줘도 되고~ 난 명품을 살 생각은 없는데 나도 명품을 좋아는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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