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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 간호 Jun 29. 2021

예술 작품을 샀다

충동적으로

우연히 지나가는 길에 눈에 띄는 작품을 발견했다.

아 ‘사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림을 사는 건 나에게 사치인 듯 생각이 들었다. 꼭 필요한 물건도 아니고 값이 비쌀까 걱정되었다.

며칠 후 다시 그곳을 지나는데 자석에 이끌리듯 그 작품으로 향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좋았다.

“얼마예요?”

나에게 적은 돈은 아니지만 상상했던 정도는 아니었다.

미술계에서는 아는 사람은 아는 작가라고 했다.

올해 타계하신 김창열 작가의 제자라 한다.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은 우리 집을 팔아도 못 사는 작품도 있기 때문에 꿈도 못 꾼다.

난 명성과 상관없이 작품이 너무 멋있어서 고민 안 하고 바로 구입했다. 커다란 이젤을 가지고 지하철을 타고 운반했다. 이젤은 들을만한 무게였지만 땅에 닿을까 위로 올리며 걸으니 팔이 아팠다. 집에 와이어를 설치하고 작품을 걸었다.

그제야 남편의 반응이 걱정되었다. 전화로 상황을 얘기하니 한숨을 쉰다.

애고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남편이 집에 돌아와 걸려있는 작품을 보더니

‘죽이긴 한다’

라고 한 마디만 하였다. 기뻤다.

남편은 미술관에 갔을 때 내가 다 보는 동안 벤치에 앉아 있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치 결혼 상대에게 끌리는 듯 그런 작품이 있는 모양이다. 내 분수에 크게 넘치지 않는다면 가끔 이렇게 살아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신인 이지선 작가의 예쁜 발레 그림도 하나 더 샀다.  무척 사랑스러운 그림이다.


나의 구매가 젊은 예술가에게 작은 단비가 되면 좋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 자존감에 작은 단비가 내렸다는 걸 느낀다.




#김동환 #물방울 #이지선 #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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