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그림, 김범 <자화상>
내 마음 한편을 오려내어
곱게 접어 만든 작은 주머니 안에
소중한 추억을 하나씩 넣어둔다.
내 마음을 재단하고 꿰매는 일이
서늘하고 따끔하게 아프지만
오랜 기억을 위해 주머니를 만든다.
꽁꽁 보관해두어야 하는 나만의 비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기억,
우리만 아는 이야기들은
작은 창들을 내어 만든
작은 주머니 속에 담겨
내 마음의 모양이 되었다.
오려내고
곱게 접어
꿰매고 나면,
또 하나의 추억을 가질 수 있다.
내어주고
꼬옥 참아
기다려 주면,
또 하나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