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anna Kwon Sep 03. 2023

1997년의 기억

_음악, 김광민 <지구에서 온 편지>






1997년 어느 날,

어학원을 다녀오는 지하철 안에서

그가 먼저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두 번째 만남에서 그는 나에게 

CD 앨범 한 장을 내밀었다.

김광민의 첫 앨범, <Letter From The Earth>였다.


그 후로 몇 번의 연락을 했었고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우연이 아닌 만남을 하기에는

내 마음이 그만큼 가지 못했다.


이 앨범의 곡들을 들으면

나는 20대로 돌아간다.

그때의 구체적인 기억들보다

그 시절의 감정들로 휘감긴다.

이유 없이 설레고, 이유 없이 아프다.


누구에게나 20대의 음악이 있다.

그것은 지울 수 없게 마음에 새겨진 음악이고

어리고 서툴지만 아름다웠던

그때의 나를 만나게 해주는 음악이다.


시간 여행을 하게 해주는

그런 음악들이 필요한 날이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