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힘을 빼는 훈련을 해보자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당신은 완벽한가?
내가 여러분께 이렇게 묻는다면
대부분 곧장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다음 질문은 좀 더 대답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당신은 완벽한 사람이 되기를-적어도 몰래-바라는가?
솔직하게 대답하자면, 나는 완벽한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 최선을 다하고 싶어 하고, 좀 더 잘하고 싶어하고 계획한대로 이루고 싶어하고 노력한 만큼-혹은 그 이상의(욕심 많게도)- 성과를 얻고 싶어 한다.
나이가 들어가며 전보다 조금 성숙해지면서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하기 위해 달리는 삶은 갑갑하고 힘들다는 것에 대해 인정하고 스스로를 자유케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실제로 많은 부분 너그러워지고 여유로워지고 빈틈을 보이는 것도 웃어넘기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완벽을 추구하는 욕구는 내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것 같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은 그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아는 것 같다. 내 마음에 여유가 있는가, 기뻐서 하고 있는가 의무감에 하고 있는가, 나 자신 혹은 더 숭고한 목적을 위해 하고 있는가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하고 있는가 등등 조금만 돌아보면 깨달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한숨부터 나와도 그것을 멈출 수 없고 완벽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누구의 부탁이기에 억지로 참고 견디고 있고
잘 못해서 사람들의 외면을 당하는 것이 두렵고 그래서 '이건 꼭 해야 해'라는 마음으로 산다면, 완벽주의가 꿈틀거리고 그 머리를 내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인내와는 다른 차원이다. 완벽주의는 이 모든 것을 외부로 노출하지 않고 내부에서 고름이 쌓이도록 앓는다. 결국 자기만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완벽주의는 사실 자기를 아프게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완벽주의자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실제로 더 잘 해내기에 타인에게 기대지 못한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은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하고 남들이 가장 따르기를 원하는 모범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완벽주의자는 존경받을 수는 있으나 사랑받지는 못한다. 사람들이 다가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사족이지만, 내 이름의 '영'자는 꽃부리라는 뜻이 아니라 그림자라는 뜻이다. 아버지가 이 이름을 지으실 때 아주 긴 편지로 그 뜻을 풀어써주셨다고 하는데 어머니께서 아쉽게도, 정말 아쉽게도 그 편지를 잃어버리셨다고 한다.) 정말 매력적인 사람은 그림자를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그 그림자도 편안하게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어두운 면도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고 자극을 주고 관심을 끌게 된다.
즐길 줄 아는 자유
함께 할 줄 아는 자유
칭찬할 수 있는 자유
이런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사람이 진정한 자유인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었다.
성경에는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마 5:48)는 말씀이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 이 말이 뜻하는 바는...
"하나님께 사랑받는 사람으로서 네 모든 면을 다 아울러
전체적인 너 자신으로 살아라.
너를 하나님 앞에 담대하게 솔직히 드러내어라.
네 삶의 몇 부분만이 아닌
전체를 하나님의 사랑의 품에 내어드리라"는 뜻이다.
하나님 안에서 온전해진다는 것은 내 연약함과 모난 것과 부족한 것들까지 모두 들고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의 품에 안기는 일이다. 내 모습 그대로, 내 모습 모두를 가지고 숨김없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완전함, 온전함의 의미를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서는 완벽함이 실수 없음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음을 의미하지만, 하나님 안에서의 온전함은 실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완전함에 근접조차 하지 못하더라도, 기쁨으로 그분의 품에 안기는 은혜로 사는 모습이다. 나는 완벽하지 못하지만, 하나님을 의지할 때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하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하나님의 완벽하심이 드러나는 것! 그것이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완벽함이요 온전함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도 인용된 디트리히 본 회퍼의 글을 나도 이곳에 남기고 싶다.
우리가 가치 있어서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가치 있는 것이다.
완벽주의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것은 무의미한 발버둥일지도 모른다. 그보다 쉽고 완벽한(?!) 방법은
완벽하신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포장되고 이것저것 잡다한 불순물까지 포함한 이 모든 것을 가지고 나아가 안기는 것이다.
완벽주의는 진정한 완벽함을 이룰 수 없으나 하나님은 유일한 완벽함이시므로.
The Well-beloved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은 어느정도는 우리 삶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그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삶에 작용한다고. 다만 그것이 극단적으로 치우치고 지나치면 문제이고 그것이 사람들로부터 고립시키는 것이라면 안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