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얼라이브_천재의 공간>에 다녀와서
전쟁기념관에서 <다빈치 얼라이브_천재의 공간> 전시를 하고 있어서(3월 18일까지 전시를 하니, 관심 있으시면 서둘러 방문하세요!), 오후의 관람 일정을 앞두고 오전에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을 산 것은 한 달 전쯤이고, 이탈리아 여행 전에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구입했었다.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보고는 정말 좋은 책, 재미있는 책을 만난 그 기쁨이 얼마나 컸던지! 이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일러스트'가 정말 많다. 책이 100여 페이지로 매우 얇은 책이라 부담 없는 데다가 심지어 책장을 넘기면 완전히 일러스트로 가득한 그림책이라는 사실에 흐뭇한 기분까지 든다. 내가 읽어도 좋지만, 아이들도 함께 읽기에 이만한 책이 없는 것 같았다. 사실, 여행 전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해 알기 위해 내가 읽은 책들은 작품 사진과 글로만 된 서적들이었다. 그런 책들이 훨씬 많은 내용을 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일반적으로 알기 어려웠던 뒷이야기들도 조곤조곤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 책들을 읽었다. 하지만, 어제 이 책을 읽고는 몇 권의 책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한 새로 알게 된 신선한 사실들로 인해 '너무 맛있는 책이야'라고 생각하며 냠냠 즐겁게 읽었다. 꼼꼼한 백과 사전식 지식들이지만, 결코 글이 고리타분하지 않으며, 글 읽기가 벅찰 정도로 작은 글씨도 아니었고, 일러스트와 기호로 표현을 해둔 것들이 워낙 많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한 모든 것이 머릿속에서 심플하고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 같았다. 독서노트에 레오나르도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면서, 이 책 한 권으로 구름처럼 떠다니던 정보들과 스토리들이 풍선 여러 개를 달아맨 줄을 한 손에 잡듯이 내 안에 쏙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재미있는 방법으로 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그리고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레오나르도에 대해 알아보고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부모님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한 내용을 이곳에 정리해볼까 하다가, 그것보다는 어제 <다빈치 얼라이브_천재의 공간> 전시에 다녀온 느낌과 감상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처음으로 방문한 국내 전시다. 아이들 하교한 후에 함께 전쟁기념관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내가 이 전시를 충분히 누리고 싶은 욕심이 들어서 들어가기 전부터 엄마는 오디오 가이드로 충분히 설명을 듣고 싶으니, 먼저 보고 지나가더라도 마지막에 좀 많이 기다릴 수도 있을 거라는 말을 하고 들어갔다. 전시회를 가면 아이들 감상 시간에 맞춰서 움직일 때가 많았고 중간에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감상을 나누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는 각자 전시를 누릴 시간을 가지고 싶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 싶다. 감상은 전시 후에 나누는 걸로.^^
코덱스의 거울 문자들을 보면서 이것들이 모조품이라는걸 알면서도 감동했다. 누렇게 변한 책장만 봐도 설레는 이 마음을 어찌할까. (그래서 나는 그렇게 기록을 남기고 오래 보관하고 싶어 하는지도. 요즘 종이는 옛날 종이보다 좋아져서 산화도 더디고 누렇게 되는 일도 별로 없지만 말이다.) 오늘 소개한 책에도 나와 있듯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쓴 거울 문자가 암호는 아니라 왼손잡이인 그가 깃펜으로 알파벳 쓸 때 생기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서자로서, 농부의 딸인 카테리나에게서 태어났고 서자이기에 공증인 집안이었던 그 집안의 대를 이어 공증인이 될 수도 없는 상황에 있었다. 그렇기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그의 그런 거울 문자에 대해서 지적을 받지 못하여 고치지 못했을 거라는 글이 있었다.
다시 전시로 돌아가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경험의 제자'였다. 그는 누군가에게 배우는 것보다 스스로 반복하고 실험하여 얻은 실증된 것을 믿는 것을 선택하였다.
그는 알고자 하는 욕구로 가득차 있었고, 수없이 해부하여 인체 비례와 해부하여 알게 된 내용을 기록했으며, 날고자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를 연구하였다. 그뿐 아니라 그는 지도 제작, 이상적 도시 건설안, 무기 개발안 등 많은 분야를 통섭적으로 연구하였다.
그리고 그의 회화들이 한 군데 모여있는 것을 감상했다. 그의 손길을 느끼기엔 상당히 무리가 있는 프린트들이었지만, 그럼에도 한자리에서 그의 작품들을 모아서 볼 수 있다는 점은 그의 작품을 풍경 삼아 그 자리에 있었던 내게는 기분 좋은 일이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떠올리면 동시에 떠오르는 <모나리자>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전시의 가장 마지막의 많은 공간을 할애한 <모나리자>에 대한 설명과 해석은 매우 신선하고 유익했다. 지금의 <모나리자>, 완성되었을 당시의 <모나리자>, 바니시를 제거한 <모나리자> 등 비교해놓은 것을 보면서 당시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표현하고자 했던 색을 볼 수 있었다.
이 전시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모나리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리자'의 초상화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들이 전시 마지막 공간에 펼쳐져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이전에 내가 알던 것의 반전처럼 느껴졌다. 모나리자 안에 있는 네 개의 초상화. 그중의 세 번째 초상화인 진짜 '리자'의 초상화를 보면서 나는 그녀가 너무도 아름다운 여자라고 생각했다. 이전의 '모나리자'에서는 묘한 신비로움을 느꼈다면, 실제 '리자'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에서는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할 여인으로서의 매력을 느꼈다. 청초하고 고아한 매력. 이 외에도 모나리자의 눈썹과 속눈썹이 없는 이유에 대한 내용도 알 수 있어 좋았다. 가설로 남아버린 다양한 모나리자에 대한 해석들처럼 이 전시의 내용도 '어떤 하나의 의견'으로 남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모나리자>라는 작품에 대해서 느꼈던 신비함은 더 깊어져버렸다.
이 전시의 첫 공간에서 마주했던 아래의 글이 마음에 남는다. '보려는 사람'으로 살았던 레오나르도처럼, 나도 '보려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영원을 보려는 사람, 마음을 보려는 사람, 미래를 보려는 사람, 가능성을 보려는 사람, 사랑을 보려는 사람, 아픔을 보려는 사람, 외로움을 보려는 사람... 보여줘도 안 보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부디.
The Well-beloved
내일은 나 혼자 미술관으로, 두근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