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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혼자 키우는 우아한 삶
초품아 신축 아파트 1층으로 내 집마련한 이야기
by
비채
Jun 7. 2023
아이가 5살 유치원 갈 시기가 되었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요즘은 마음에 드는 유치원 들어가기도 힘들다는데 빨리 주거지를 결정해야 했다.
유치원때문에 마음이 조급했는데, 막상
집을 구하다보니 초등학교 가까운 곳에 집을 마련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고향이 지방소도시에다 대부분의 지역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집을 산다는 건 다른 문제였다. 우선 집을 살 예산범위를 정할 수가 없었다.
엄마는 오랫동안 한곳에 이사 없이 살고 계셨고, 주변 친척들 사정도 다 비슷했다. 조언을 받을수가 없었다.
초품아 구축에 산다면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었고, 초품아 신축에 산다면 1층에 살아도 4000만 원가량의 대출이 필요했다.
더 좋은 집도 있었지만 1억 가까이 대출 낸다는 게 무서웠다.
단 한 명의 친구가 "대출이 4000만 원이든 1억이든 한 달에 갚는 돈을 얼마 안돼. 1억 다 갚는다 생각하면 진짜 큰돈이지만 별거 아냐 더 좋은 곳으로 가"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 친구는 미혼이라 부모님과 같은 집에 살고 있었는데 '나는 속으로 너도 겪어봐라 그런 생각이 드는지'라고 생각했다.
초품아 구축을 선택하고, 부동산을 오갔다. 임차권이 잡혀있던 있는 집이라 임차권등기를 해지하고 가계약금을 보내기로 했다.
지금생각하면 별거 아니었는데, 그때는 그게 참 무서웠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된다 하는데 등기부등본 보는 법도 몰랐다. 갑구는 뭐고 을구는 뭔지 대체 뭘보라는건지 잘 몰랐다.
이러다가 모르면 사기를 당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 무서웠다.
30년 가까운 구축이라 올리모델링해서 들어가야 한다. 대신 초품아다. 주차는 쉽지 않다.
커피숍에서 이것저것 검색하는데 불현듯 이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집에 들어가서 살면 왠지 평생 살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부동산중개소장님께 계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임차권등기때문에 가계약금을 입금하지 않았기에 파기의사를 밝혔더니 전화가 왔다.
문자로 오간 내용도 계약의 성립으로 보니 계약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전액 보상하라 했다. 계약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대응한다 했다.
그냥 대응하라 했다.
결국은 다시 고민하다 4000만 원 디딤돌 대출을 일으켜 신도시 신축 1층 아파트를 매수했다.
5살 아이는 굉장히 활발했기에 층간소음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우리 집 앞에 보이는 놀이터도 마음에 들었다.
사실 대출을 4000만 원밖에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좋았다. 이 정도면 5년이면 갚을 수 있지 라는 마음이었다.
집안을 청소하다 거실창밖으로 아이에게 들어오라고 이야기하면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은 완벽한 느낌 이거였다.
누군가는 참 이상하게 집을 구했네 하고 생각할 것이다.
본인명의의 첫 집인데 대출을 저렇게 밖에 내지 않았다고?라고 생각할 것이다.
책으로 결혼생활을 배웠던 나는, 3권의 책으로 내 집마련에 대해 배웠고 주변은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내 명의로 된 첫 집을 구입했다. 등기부등본에 내 이름 세 글자가 적혀서 등기로 발송되었을 때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아, 그래도 이혼하니 내 이름으로 된 집을 살 용기가 생기네, 전화위복으로 삼자 하며 정신승리했다.
그리고 장렬히 망했다
물론 사기를 당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
사진뒤로 지난 우리집이 보인다. 그래도 아이가 가장 활발할 시기에 층간소음의 압박이 없이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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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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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야 채워짐을 깨닫고 아이와 둘이서 사는 싱글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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