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가 어려운 나에게

by 달빛소나타

정리는 나에게 늘 어려운 과제다.

머릿속은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차 산만하게 흩어져 있고,

집안 곳곳은 손길 닿지 않은 것들이 작은 혼돈을 만든다.

심지어 인생의 길 위에서도,

선택하지 못한 길들이 마음 한켠에 쌓여

정리되지 못한 서랍처럼 묵직하게 남아 있다.


정리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그들은 물건을 단정히 접어 넣고,

생각을 가지런히 갈무리하며,

인생의 계획마저 차곡차곡 세워나간다.

마치 잘 편집된 책처럼,

앞에서부터 읽어 내려가면 매끄럽게 이어지는 삶.


반면 내 삶은 언제나 초고 원고 같다.

지워야 할지 남겨야 할지 망설이다가,

끝내 마침표조차 찍지 못하는 문장들.

한 줄 한 줄이 뒤엉킨 채로,

미완의 상태로 남겨져 있다.


그런데 어쩌면, 정리라는 건

완벽하게 끝내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조금씩 고쳐 쓰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머릿속에서 가장 시끄러운 생각 하나를 내려놓는 것.

집안에서 가장 눈에 거슬리는 물건 하나를 치우는 것.

그리고 인생에서 지금 당장 나를 향해 걸어오는 길,

그 길 하나만 붙잡는 것.


아마 완벽한 정리는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어지러움 속에서도

하나씩 비워내고 다듬는 과정,

그게 곧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순간 아닐까.

정리는 끝내는 일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계속 이어가는 내 삶의 문장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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