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많지 않은 어린이집에서
나는 계약기간까지 일하기로 했다.
이제 딱, 한 달이 남았다.
이 선택이 대단해서도 아니고
용감해서도 아니다.
그저 지금의 나에게 가장 무리가 덜 가는 쪽을 골랐을 뿐이다.
보육보조교사라는 이름으로 보내는 하루는
여전히 몸을 쓰고, 마음을 쓰는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적은 이 공간에서는
숨을 고를 틈이 있다.
그 틈에서 나는 조금씩 다음을 생각한다.
예전의 나는
그만두는 결정을 할 때마다
스스로를 ‘버티지 못하는 사람’이라 불렀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버틴다는 건 무작정 머무는 게 아니라
끝을 알고, 방향을 정한 채 서 있는 일이라는 걸.
이 한 달은
정착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마무리를 위한 시간이다.
더 잘하려 애쓰지 않고
과하게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는다.
그저 안전하게, 성실하게, 조용히.
그리고 퇴근 후의 나는
조금씩 나를 다시 불러낸다.
짧은 메모를 남기고
다음 페이지를 넘길 준비를 한다.
아직 확실한 다음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하나 있다.
나는 멈춰 있는 게 아니라
천천히 방향을 바꾸고 있다는 것.
한 달 뒤의 나는
지금의 이 시간을
‘버텨낸 날들’이 아니라
‘나를 지키며 건너온 구간’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