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쓰면서 조금씩 살아났다

by 달빛소나타

어느 순간부터

사는 게 조금 버거워졌다.


해야 할 일은 많았다.

아이를 키우고, 집을 돌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마음은 자꾸만 가라앉았다.

괜찮은 척하며 하루를 보내다가도

밤이 되면 이유 없이 마음이 무거워졌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기에는

대단한 일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혼자 견디기에는

마음이 조금 버거웠다.


그래서 어느 날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거창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마음이 답답해서

노트를 펼쳤을 뿐이다.

잘 쓰려고 하지 않았다.


멋진 문장을 만들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냥 적었다.

오늘 내가 어떤 기분인지

왜 이렇게 지치는지

무엇이 두려운지.



그렇게 한 줄씩 써 내려가다 보니

이상한 일이 생겼다.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던 생각들이

글이 되면서 밖으로 나왔다.

글은 나를 판단하지 않았다.

나를 재촉하지도 않았다.

그저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래서 나는 알게 되었다.



글쓰기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이 아니라

나를 살리기 위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세상에는 잘 쓰는 사람들이 많다.

멋진 글도 많고, 훌륭한 작가도 많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글은

잘 쓴 글이 아니었다.



그저

솔직한 글이었다.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지친 날에는

지쳤다고 쓰고

괜찮은 날에는

괜찮다고 쓴다.

그렇게 한 줄씩 써 내려가다 보면

조금씩 숨이 쉬어진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글쓰기는

성공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나를 잃지 않기 위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조용히

나를 살리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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