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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golife Dec 06. 2018

2. 미국행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

우리의 미국행은 단순히 탈조선이 아니다. 

저와 남편이 실제로 겪은 이야기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한 픽션입니다. 

미국 인턴 프로그램에서 5개월간 함께 할 약 20명의 사람들은 대학생, 대학 (예비) 졸업생, 그리고 20대 후반 ~ 30대 초반의 경력자로 나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미국행을 결심한 계기는 모두 제각각이었다. 



대학 졸업생인 Ashley의 이야기


Ashley는 무역을 전공했고 이번에 졸업했다. 1여 년 전에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고 미국인 남자 친구도 사귀었다. 한국에 오면서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되었지만 매일 함께 있는 것처럼 투닥거리고 다시 화해하며 여전히 사랑을 키웠다. 대학 졸업을 앞두었을 때, 이미 대학 졸업을 한 선배들 중 딱히 같은 길을 걸어가고 싶은 사람이 없더라. 남자 친구를 전적으로 믿고 미국행을 결심한 것도 아니었고, 엄청난 도전정신을 갖고 미국행을 결심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한국에서의 회사 생활은 듣기만 해도 따분할 정도였고, 미국에서의 기억이 나쁘지 않았고, 무역 쪽에서 일하는 게 재밌을 것 같았고 그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다고 하여 지원하게 되었다. 



아직 대학생인 Tom의 탈조선 이야기


반면, Tom은 조금 달랐다.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해본 적은 없지만 이렇다 저렇다 말은 많이 들었고 매사에 한국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종종 클래스 중간에 간식을 먹으며 같이 이야기를 해보면 너무 부정적인 말들을 내뱉어 사람들의 미간이 찌푸려질 정도였다. 아예 미국인이 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는 아무도 모를 터였다. 그에게는 한국에서는 말 못 할 시크릿이 있었다. 동성연애. 아무리 동성연애에 대해 조금씩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일이었고, 그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는 자국에 있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었다. 미국에서의 생활이 기대되는 것은 타국이더라도 그의 성향과 취향을 조금이라도 받아들여주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예비 졸업생인 Brad와 Alice의 이야기


Brad와 Alice는 인 서울의 대학을 다녔고 학기는 모두 마쳤다. 미국에서 딱 1년만 일해볼 생각이었고 딱히 기대는 없었다. 그냥 스펙 쌓기 중 하나였고, 남들이 하는 어학연수나 워홀 정도 딱 그 정도였다. 취준생이 되기 전 여행 겸 스펙 쌓기 겸 그렇게 생각하고 지원했다.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고 미국 인턴 프로그램에 맞춰 차곡차곡 잘 참가하였다. 



회사를 다니고 있는 20대 자매와 대기업에 다니는 30대 Kate의 이야기


미국 인턴 프로그램 참가 인원 중 대학생의 비율이 월등히 많았지만 (대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을 홍보했기 때문이 아닐까?) 회사를 다니고 있는 사람도 만날 수 있었다. 아직 회사를 다니고 있는 사람, 그리고 이미 퇴사를 한 사람. 그들에게 미국행은 조금 더 책임감이 가중되는 일이기도 했다. 회사를 다니고 있는 20대 자매는 같이 프로그램을 지원하였는데 아메리카 드림을 꿈꾼 것은 아니었고 경력직으로서의 무료함을 느꼈다고 할까. 30대가 되기 전에 1년 정도 경력을 해외에서 쌓아도 좋다고 생각했고, 아니면 미국에서 좋은 기회가 있다면 더 살아도 좋다고 생각했다. 회사원이 겪는 3.6.9. 그중 3년의 경력을 완성할 무렵이었다. 야근에 지쳐있는 그녀들에게 장기 여행과도 같았지만 그만큼 책임을 따르는 일이었다.

Kate는 누가 들어도 알만한 기업에 다니는 30대 초반의 직장인이었지만 며칠 전 사표를 냈다. 미국에 있는 언니가 부럽기도 하고, 이직을 하고 싶은 회사도 한국엔 없었다. 언니의 미국 삶은 Kate의 삶보다 여유로워 보였다. 그곳에서 일도 하고, 남자도 만나 결혼을 하면 어떨까... 그렇게 쉽지 않은 결정을 하며 사표를 냈다. 인턴으로 회사를 가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고, 나의 경력은 언론 쪽이라 미국에서 경력을 이어가기에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해보자고 다짐했다. 더 늦기 전에. 



각자 미국행을 결심한 계기가 다른만큼 회사를 결정하고 비자를 준비하는 과정 역시 모두 달랐다. 


Ashley, Tom, Brad, Alice, 20대 자매, Kate 그리고 우리 둘은 앞으로 5개월 동안 어학원에서 매일 영어 클래스를 들으며, 에이전시를 통해 회사를 매칭 받고, 회사에 합격이 되면 비자 준비를 하고, 비자를 받으면 미국으로 떠난다. 각자 미국행을 결심한 계기가 다른만큼 회사를 결정하고 비자를 준비하는 과정 역시 모두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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