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준비를 갖춘 산티아고는 드디어 소년의 응원과 함께 출항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준비란 고작 물 한 병.
그는 가난하고 먹는 것에 대한 관심도 (It was all he would have all day and he knew that he should take it. For a long time now eating had bored him and he never carried a lunch. He had a bottle of water in the bow of the skiff and that was all he needed for the day.) 적지만 오직 하나 자잘한 고기가 아니라 큰 고기를 잡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현실보다는 꿈을 좇는 사람이라는 점이 소년과의 대화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둘의 대화는 다소 비현실적 측면이 강하다.
“What do you have to eat?” the boy asked.
“A pot of yellow rice with fish. Do you want some?”
“No. I will eat at home. Do you want me to make the fire?”
“No. I will make it later on. Or I may eat the rice cold.”
“May I take the cast net?” “Of course.”
There was no cast net and the boy remembered when they had sold it. But they went through this fiction every day. There was no pot of yellow rice and fish and the boy knew this too.
“I’m ready now,” the old man said. “I only needed time to wash.”
Where did you wash? the boy thought. The village water supply was two streets down the road. I must have water here for him, the boy thought, and soap and a good towel. Why am I so thoughtless? I must get him another shirt and a jacket for the winter and some sort of shoes and another blanket.
순수하기는 하지만 어찌 보면 현실감이 떨어지는 이들의 대화를 통해 노인과 소년의 결속이 더 두드러지는 효과를 나타낸다. 소년이 노인을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노인도 소년을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소년과 노인의 연대를 넘어 ‘인간과 인간’의 연대로 나아가고 큰 고기를 만나 대결하는 ‘자연과 인간’의 연대에 도달한다.
노인은 얼굴에 생기가 없는 것과는 달리 그의 어깨와 목은 강인함을 보여준다. 큰 고기를 낚을 만한 힘이 있어 꿈을 이룰 가능성이 보이기도 한다
‘old man’s shoulders. They were strange shoulders, still powerful although very old, and the neck was still strong too’
어렸을 때 놓쳤던 바로 이 부분.
노인은 세속적인 아니 현실적인 삶에는 더 이상 관심이 없다.
그는 오로지 사자 꿈만 꿀뿐이다.
그렇다면 그에게 ‘사자’는 어떤 의미일까? 사자는 이 소설 속의 큰 고기와 일맥상통하며, 강인한 존재이다.
누군가의 일생에 멋지게 승부를 걸어볼 만한 대상을 사자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노인이 85일째 고기를 잡지 못하였다는 것은 노인이 자잘한 고기에 마음 쓰지 않았다는 의미로 읽힌다.
노인의 꿈, 노인이 낚고 싶은, 승부를 걸어볼 만한 대상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리라.
노인이 생각하는 바다. 고기를 잡는 것보다 그물을 내리는 정밀성을 더 강조하는 노인의 모습에서 우리 삶의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노인과 바다>가 이리도 아름답고 슬픈, 외로운, 인간이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으로 점철된 소설이었나? 예전에는 알지 못했다.
바다에 대한, 낚시를 하기 위해 미끼를 다는 아주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헤밍웨이가 얼마나 바다를 사랑했고 또 그 모든 것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이 가을, 인생의 가을에 <노인과 바다>를 읽고 있어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