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은세 Feb 11. 2023

가을

아직 여름의 티를 벗지 못한 9월은

마치 석류와 같은

시큼하고 텁텁한 맛이다.


짙은 제비꽃 색깔의 포도주에

복숭아. 자두. 무화과. 레몬. 가을을 손으로 쥐어 짜내듯 붓는다.

오렌지 껍질을 숙성시켜 만든 쿠앵트로(Cointreau)와 벌꿀을 잘 섞어서 한 모금,

그는 마치

덜 익은 단감처럼,

덜 여문 포도주처럼,

여느 젊음처럼,

시고 떫었다.


어설프게 달콤하고 수줍게 매혹적인,

한 모금.

너무나 풋내 나던

가을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양지공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