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멈추는 곳
공원 벤치에 앉아
나도 잠시 멈췄다.
적막.
새 울음소리.
떠날 채비를 하는 노을은 자줏빛이었다.
그래, 너도 가는구나.
긴긴 어둠이 올 것이다.
마치 모든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긴긴밤이 올 것이다.
그러나
나의 시간은 흐르고 나의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나의 모든 사계가 지나
제비꽃 하나 손에 들고 이곳을 다시 찾을 날이 올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어둠이 오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
편히 머물기를.
긴긴밤, 더는 그리워하지 않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