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은세 Feb 17. 2023

양지공원

바람이 멈추는 곳

공원 벤치에 앉아

나도 잠시 멈췄다.


적막.

새 울음소리.

떠날 채비를 하는 노을은 자줏빛이었다.

그래, 너도 가는구나.

긴긴 어둠이 올 것이다.

마치 모든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긴긴밤이 올 것이다.


그러나

나의 시간은 흐르고 나의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나의 모든 사계가 지나

제비꽃 하나 손에 들고 이곳을 다시 찾을 날이 올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어둠이 오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


편히 머물기를.

긴긴밤, 더는 그리워하지 않을 테니.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 1악장 '빠르게, 그러나 서두르지 않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