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은세 Feb 17. 2023

둥게둥게 산굼부리

마치 고래의 심장처럼
우렁차게 밀려오는 바다에 결코 부서지지 않는 기세로 솟은 산 그 사이로 태양은 고요하고 맹렬하게 떠오른다.
삶을 존재해 내는 일은 고래의 심장으로 뛰어드는 거대한 생명력의 에너지, 그 자체다.
존재는
치열함에 질식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함의 부재에 질식한다.
빠져 죽을지언정 온 힘을 다해 부딪혀야
깨어진 세계에서,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어지지 않고 끝까지 지켜낸 세계에서
하나의 존재가 발현되는 것이다.
둥게둥게 산굼부리, 그대의 봄이 아름답게 피어나
내게도 머물렀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3. 6. 설○○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