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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세 Sep 24. 2023

아버지

나는 평생을 고개를 숙이고 땅에서 나고 자라는 것들을 보고 살겠다.

나의 날개는 꺾이고 부러졌지만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네게 물을 주고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막아주겠다.

허리는 굽고 손은 거칠고 눈은 침침하겠지만

천일 중 단 하루, 한 번의 발화(發花), (發火).

너는 그 순간에 기대어 평생을 살아가겠다.

젊음은 장작이 아니라 불이다.

세상이 너를 불태워 쓰도록 두지 말며

찰나일지라도, 빛나거라.

부러지지 않을 만큼의 시련과 꺾이지 않을 만큼의 고통을 견뎌

저 하늘의 별이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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