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 속의 안정

삶은 그렇게 전진한다

by 장서율

내가 좋아하는 K Pop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노래 '손오공' 중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미래는 도망가지 않아 내가 놓기 전까지!'


일하는 날에는 일찍 일어나서 양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나를 다독이려 부르는 노랫소절이기도 하다. 그렇다, 맞다. 삶은 결국 매일 조금씩 앞으로 앞으로 움직여야만 하는, 불의 전차 같은 느낌이다. 지나온 나날을 돌이켜 볼 수는 있어도, 또 그것을 위해 잠시 멈추어 볼 수는 있으나 돌아갈 수는 없다. 속도를 올리면 덜컹거릴 게 분명한 수레바퀴로 강약을 조절해 가며 오늘도 달린다.


한국 집에 다녀와서 행복했던 설연휴가 지나고 한숨 돌릴 겨를도 없이, 내 주변과 조직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친했지만 이제는 귀국해야 하는 친구들, 엉켜버린 약속들, 조직 개편과 변화,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까지. 그 안에서는 더 이상 내가 아닌 페르소나를 쓰고 있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내가 지나온 나날에서 쌓아 올린 실력이 아니면 임기응변으로 버틸 수도 없다는 걸 알았다. 삶에는 더 이상 연습이 없고,실전만이 존재하는 걸 뼈저리게 깨달은 길고도 짧은 2주간이었다. 앞으로의 삶은 조금 더 다른 속도로 달려가게 될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와중에 나의 소중한 문우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었지만, 달려가는 불안정한 삶 속에서 안정을 찾는 게 곧 인생이고, 그 안에서 부단히 체득한 바를 기록해야 하는 것이 문인들의 소임이라고. 그래서 자꾸 가라앉고만 싶은 나를 붙잡아 저 노랫말을 되뇌며 적어본다. 


지금의 나는 모든 자라나는 것들을 은애 한다.

커다란 담벼락 때문에 미처 찾아보지 못한 저 아래 작고 부드러운 풀잎이 좋다. 견고한 벽에 둘러싸여 안전하게 머무르는 것보다는 조금씩 쌓아 올려가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 지금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나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중요한 것은 삶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일 수도 있겠으나 결국은 움직이는 삶을 마주 대하는 나의 태도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진심으로 그런 생각이 들 때, 나는 내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잊히고 잊힐 많은 얼굴들 사이에서 깨닫다 보면 알 수 있게 될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하루가 저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