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넘어 고작 그림일기 씁니다
싱크대 수전이 오래돼서
얼마 전부터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똑,
똑,
똑,
깊은 새벽에 이 소리는
잠귀 밝은 나를 깨우고도 남는다
손잡이를 찬물 쪽으로 잘 돌려놓으니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시 잠이 들려고 하는데
또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크으~
크으~
크으~
크으~
이건 또 무슨 소리가?
아침에 최 여사에게
"당신 코 골던데"라고 했더니
깜짝 놀란 최 여사가
"내가 코 곤다고? 헐 거짓말"
"나도 이제 늙어서 우리 엄마처럼 코를 고는구나~"
"아~ 나도 늙었나 보네"
하며 슬퍼하길래 내가
"괜찮아 우리 밤마다 듀엣 합시다"
<새벽에 들리는 이상한 소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