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넘어 고작 그림일기 씁니다
나는 아침 메뉴로
시원한 우유에 얼린 바나나를 넣은 시리얼을 먹는다
아침 루틴처럼 장기의 잠을 깨우는 나만의 방법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엔 우유가 똑떨어졌다
"엇 벌써 우유가 없네"라고 했더니
뒤에서 설거지하던 최 여사가
"50 넘어서 키를 키울 청소년도 아니고
무슨 우유를 그렇게 먹는지..."
"젖소라도 키워야겠네"라며 아침부터 걸어왔다
우유는 나만 먹나
나보다 중3 언니가 더 많이 먹는데...
더운 날씨처럼 열이 확 밀려왔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
빈 우유갑을 물에 잘 흔들어 씻어
건조대에 올리며 최여사에게
"당신은 계란말이랑 계란찜 좋아하니까
그럼 닭도 키웁시다"라고 말하고
급히 사정거리에서 벗어났다
<젖소와 닭을 키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