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반려동물을 들이지 않은 이유

by 자루

"우린 막내를 키우잖아."


아이가 셋이어서 쟤들을 언제 다 키워하며 살아오며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큰아이가 대학을 갔고 군대를 갔다. 둘 째는 미래를 위해 하루에도 오랜 시간 동안 그림을 그린다. 막내는 형과 누나를 보고 중학의 혼란과 미래의 가능성을 두 축으로 하루하루 성숙해 가고 있다. 큰애가 꼬꼬마 시절에 강아지를 키우자며 나와 아내에게 조른 적이 있었다. 그러면 항상 큰애에게 "우리 막내 키우잖아." 그리고 "아빠 엄마가 똥 치우고, 네가 막내 목욕시키잖아, " "유모차 밀며 매일 산책시키고 말이야, " 신기하게도 이 말을 하면 아이가 기막혀하면서 수긍을 하고 크면서 더 이상 반려동물의 반차도 꺼내지 않았다.


"그거 트라우마예요. 벗어나셔야 해요, "


다니던 회사 사무실에 막내 대리가 포메라니안을 키웠다. 그의 컴퓨터 휴대폰 그리고 자리에 아이 사진이 모자랄 판인데 온통 강아지 사진을 도배하고 살았다. 나는 속으로 '저 친구는 뭘로 애를 낳아 키우기도 바쁜데 개**나 키우고 참 한심하다.' 생각만 했다. 사무실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동료들이 많아서 한 번 얘기가 나오면 두루두루 키우는 얘기로 한 시간은 금방 갔다.


나도 질 수 없어서 내가 어려서 키웠던 토끼 강아지 얘기를 하고 이야기를 끝내는 의미로 던졌다. 2년간 키운 토끼는 한 마리는 나와 형의 통곡 속에서 가족들의 몸보신용으로, 나머지 한 마리는 방위를 받던 삼촌이 훔쳐서 잡아먹었다. 한 이틀 통곡을 한 것은 불문의 사실이었다.


고등학교시절에 강아지를 키웠다. 머리만 검고 몸은 온통 하얀 순종 아닌 개를 키웠는데, 성질이 사나워서 주인을 제외하곤 타인에게 곁을 주지 않았다. 동네 어린아이를 몇 번 물어서 병원을 가서 치료비를 냈고, 불의한 순간을 걱정해서 그 아이에게 내가 심하게 구타를 했다.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그 아이에게 풀고 있었다. 남에게는 이를 드러내며 위협했는데, 주인에겐 온전히 저항을 하지 않았다. 마당 있는 집에서 풀어 키웠는데 어느 날 문이 열려서 문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러다가 잡으러 나가서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을 내 눈으로 보았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고, 어머니의 몸보신용으로 개소주라는 이름으로 끝을 보았다.

이 얘기를 나누니 막내 대리가 "그거 이 차장님 트라우마예요. 거기서 벗어나셔야 해요." 했다.


반려동물을 언제 들여야 하나?


막내가 지금 중학생이니 성인이 되려면 5년 정도 남았다. 세 아이가 성인이 되면 오랜 시간 시끌 시끌하던 집이 조용해질 테니, 아내에게 그 때라면 반려동물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 화제를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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