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花樣年華) 리뷰
우리 집의 아카이버
21살 군입대를 앞둔 아들이 영화표를 예매했다. 흔히 보는 최신 영화가 아니다. 뭘 보니 했더니 대입 전부터 역대 영화 리뷰로 볼 영화 중 하나가 “화양연화” 였다고 했다. 큰애의 취미가 재개봉영화 개봉관 찾아가서 보기이고 이미 대부 1,2 크로넨버그의 크래쉬, 멀홀랜드 드라이브, 원령공주 등을 넷플릭스 혹은 어둠의 경로를 통해 얼마든지 저렴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 굳이 극장을 찾아간다. 영화뿐만 아니라 재개봉 한정판으로 나오는 포스터를 모으는데 집중한다. 극장 갈 때면 A3클리어 파일을 들고 때가 묻을세라 먼지가 앉을세라 노심초사하면서 포스터를 모은다. 우리 아들만 그런 줄 알았는데 재개봉 극장을 가보니 A3 클리어 파일 들고 오는 20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화양연화를 앞두고
화양연화라는 말에 나는 보지 않았지만 들은풍월로 아들에게 몇 가지 설명을 해줬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다가 나도 맘이 동하여 나도 가지 했고 아무 생각 없었던 18살 둘째와 16살 막내와 동행하기로 했다. 18살 딸은 화양연화의 감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가자 했는데 천방지축 16살 막내가 뭘 듣고 보고 할까 의문이 들었다.
영화 보기 전에 영화의 시대적 장소적 배경을 설명해 주고 들어갔다. 재개봉 기념 감독 특별판 이어서 다른 버전의 엔딩이 보너스로 들어있었다. 영화에는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대약진운동과 문화혁명을 피해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라고만 알고 있었다.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끈끈한 음악, 장만옥의 치파오, 비좁고 습한 홍콩의 주거환경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다른 버전의 엔딩은 중경삼림을 연상하게 했다. 중경삼림에도 양조위가 나온다.
막내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아빠 영화음악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 귀에서 웅웅해요. 그리고 감독판 엔딩이 사족 같아요.” 어려도 볼 것은 다 보고 듣는 모양이다.
아들과의 영화 시대 장소 리뷰
큰 아들과 홍콩영화 역사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 홍콩영화는 멜로는 화양연화 무협 코미디는 쿵후 허슬로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애기도 했다. 식민지 시대를 종언한다는 이상은 변함없이 홍콩 마카오 대만은 중국으로 가는 게 순리지만 그게 하필 대륙이라는 것이 인지부조화를 일으킨다. 홍콩 출장 때 만났던 홍콩사람들에게 다 같은 중국인 아니냐 했을 때 홍콩과 대륙을 엄격하게 분리했던 게 그들 이기도 하다. 울분과 상처가 참 많을 텐데 어찌 이렇게 완곡하게 그 시절만 그리워하는가? 아큐정전 아큐의 정서가 2000년 넘어서까지 오는가 했다.
여전히 큰 아들은 즐거워하며 무광 포스터를 모으고 아빠 얘기 듣고 오길 잘했다고 한다.
화양연화를 봤을 뿐 아니라 그 자체로 나의 화양연화이지 싶다.
#틀린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 주세요. 사과드리고 고치겠습니다.
#라이킷 팔로우는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댓글도 남겨주셔서 소통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