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즐기는 우리의 자세

징크스 박살 내기

by 자루

요즘 한참 동계올림픽 중이지만 어찌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한 방송사가 중계권을 비싸게 입도선매 해서 되팔려다가 지상파 3사가 외면하는 바람에 그 방송사만 바보가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어차피 4가 달라붙고 5사가 중계를 해도 국내 선수 경기만 종일 재방, 삼방, N방으로 틀어줄 텐데 오히려 시청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고요하게 지낼 수 있어서 좋은 면도 있다. 이게 돈 먹는 귀신인 IOC나 FIFA가 원한 걸까?


올림픽이야 -그것도 동계- 조용히 가겠지만, 올여름 대기하고 있는 월드컵은 어떨지 구경꾼으로서 고소하기만 하다. 월드컵에 대한 기억은 아주 오래전이다. 82년 월드컵을 기억하는데 한참 자던 나를 아버지는 강제로 깨우셨다. 아버지는 자식들의 TV시청을 아주 엄격하게 통제하셨다. 무조건 9시면 불을 끄고 잤고 컬러 TV도 87년에 샀던 분이, 이런 유명한 경기는 꼭 봐야 한다고 본 것이 이탈리아와 서독의 결승이었다. 파올로 로시였나 그가 포효하던 게 기억이 난다. 86년도 마라도나의 환상적인 개인기도 박창선의 첫 골도 흑백 TV로 보았다.


그 후 90/ 94/ 98/ 02/ 06/ 10/ 14 /18 동안 실망하며 재밌게 탄식하면서 감동적으로 보았다. 분데스 리가의 영웅 차범근, 홍명보의 리베로 만으로는 부족하다가 한 대회에 EPL 득점왕과 유럽 최고의 리그에서 뛰는 최종 수비수 보유하고 강력한 그리고 어린 플레이 메이커까지 보유한 상태까지 한국은 진화했다. 몇 가지 징크스가 있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숱한 월드컵 게임에서 우리나라는 해트트릭을 한 선수가 없었고 한 게임에 한 선수가 두 골을 넣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한 게임에 잘해야 여러 선수가 두 골을 넣는 게 최고였다. 그리고 국대 선수 중 한 대회에서 세 골 이상 넣은 선수는 없었다. 그게 18년 대회까지의 징크스였다. 그래서 세 골 잃으면 일단 그 경기에서 승점 가져오는 건 포기 모드로 들어갔던 것 같다.


22년도 월드컵에서 이 징크스 중에 하나가 부서졌다. 예선 2차전 가나전에서 조규성이 한 게임 두 골을 그것도 헤딩으로 몰아친 것이다. 그의 플레이 컨디션 상 내가 보기에도 해트트릭이 나오나 조마조마했는데 정말 근접하게 갔었는데, 가나에게 세 번째 결승골을 얻어맞고 실망하고 끝났다.


26년도에는 해트트릭이 나왔으면, 한 게임 세 골 이상 넣었으면, 세 골 잃고도 승리하는 게임이 나왔으면 한 대회 세 골 이상 선수도 나왔으면 좋겠다. 그중 하나라도 깨졌으면 한 걸음 더 전진한 것으로 만족하고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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