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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카 Oct 07. 2024

[Book Review] 집단 착각_토드 로즈

기준점으로부터 벗어나기


1. 기준점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에 대한 글을 보았다.

아이들을 키우는 데 있어서 어떤 사람으로 자라면 좋을지에 대해서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가 되었다.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하는 마음이 변했다.

어느덧 초등학생이 되었고 학원가로 아이를 내몰고 있었다. 새롭게 영어 학원을 가기 위해 전화해 물어보니 학원에 다니기 위해서는 레벨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두 곳의 레벨테스트를 받았다.

테스트 결과 같은 학년 친구들 평균 수준인지에 따라 수업의 방향이 정해진다고 했다. 그렇게 평균을 기준으로 아이들의 공부 방향이 정해진다는 것이 맞는가?라는 물음이 생겼다.

그 무렵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에 대해서 알게 됐었다. 책의 저자의 다른 추천 책을 보다가 ‘집단 착각‘이라는 제목도 눈에 들어왔다.

사회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삶을 다시 되짚어볼 수 있겠다 싶었다.


2. 소수와 다수 : 집단 착각의 시작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명언처럼 다수가 함께 목표를 세우고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1+1 이상의 산술적 계산을 뛰어넘는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 집단이 나아갈 방향이 소수들이 원하는 방향인 것인가?라고 되묻는다면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인간이라는 존재만 보아도 생김새부터 성격 성향이 제각각이다. 그렇게 다른 인간들이 하나의 목표에 동의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샹크 박사는 앞으로 우리가 ’집단 착각 Collective illusions'이라 부르게 될 현상을 탐구한 최초의 학자 중 한 사람이다. 집단 착각이란 한 마디로 사회적 거짓말이다. 어떤 집단의 구성원 중 다수가 특정한 의견을 거부하고 있다고 해보자. 그런 판단을 내리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부하고 있을 것이라고(부정확하게) 넘겨짚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가 바로 집단 착각 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다들 원한다고 착각하는 답을 따르기만 할 경우, 결국 모든 이가 아무도 원치 않는 방향으로 향할 수도 있다. 집단 착각이 만들어내는 흑마술인 셈이다.>


<진화적 관점에서 볼 때, 무리에 속하고자 하는 이러한 갈망은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고 보호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우리 종의 생존과 번영에 기여했다. >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 우리의 뇌에서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가족으로부터 출발하는 수많은 공동체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증폭시켜주는 호르몬이다.>




3. 편견과 순응 편향

인간의 뇌는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저장하지 않는 이유는 주로 효율성, 자원 절약, 그리고 정보의 중요도에 기반한 선별적 처리 때문이다. 뇌는 다양한 감각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받지만, 그중 중요한 정보만을 선택해 기억한다.

이 과정에서 특정 정보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간과하게 되어 편향된 시각이나 확증 편향이 생길 수 있다. 즉,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는 쉽게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재구성 과정을 거치며 감정, 상황, 선입견이 섞이면서 왜곡된 기억을 만들어 낸다.

또한 뇌는 정보를 처리할 때 에너지를 절약하려고 하며, 이를 위해 빠르고 단순한 규칙이나 패턴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고정관념이나 스테레오타입이 쉽게 형성된다.

이러한 메커니즘 때문에 사람들은 때때로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거나, 편향된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뇌가 효율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편견이나 착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뇌의 특성 때문에 사회, 정치, 종교 등에 영향을 받기 쉽다.


<편견 'stereotype'은 집단 착각에 의해 엄청나게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또한 나쁜 소식이다. 그런 이유로 중국인들은 다른 중국인들이 일본인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지녔다고 여기는데, 이는 물론 그들이 개인적으로 품고 있는 감정보다 훨씬 부정적인 것이다. >


<우리는 다수에 순응하는 편향성을 지고 있으며, 우리는 집단 환상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4. 맛집과 필수템

개성과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나 중요성이 점점 대두되고 있지만 우리의 삶은 점점 획일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 올라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구나 하고 느낀다. 하지만 한 발짝 더 깊게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는 국룰에 다들 지배되고 있다.

어느 지역으로 여행을 간다라고 예를 들면 어느 장소는 꼭 들러서 구경을 하고 어떤 음식점에서 어떤 메뉴를 시켜 먹어야 하고 어디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까지 정해져 있다.

그 룰을 꼭 따라야 하는 건 아니지만 SNS에 인증된 여행 사진들을 보면 포즈까지 비슷한 경우가 있다.

나를 표현하고 나타내는 장소로 이용되는 SNS가 나도 남들이 하는 건 다하고 사는 걸 인증해야 하는 곳이 되었다. 그렇게 유행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있고, 그 흐름을 쫓아가는 대중이 있다. 그 흐름 속에서 진정한 나의 모습을 잃어가는 건 아닐까?


<우리는 일상적으로 크고 작은 집단 착각과 연루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모든 사람들이 같은 집단 착각 속에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실감하지 못한다. >


<오늘날 집단 착각은 전 지구적 규모로 과열되어 있다. 그렇게 된 데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플랫폼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을 것이다.>



5. 모방 본능

앞서 이야기했던 뇌의 효율적인 정보 저장 방식 때문에 인간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모방하게 된다.

그 모방은 우리 뇌의 에너지를 절약해 주기 때문에 집단의 행동을 모방하고 따르는 것이 기본값으로 세팅이 되어 있다.

누군가가 앞서서 오늘 점심에 뭐 먹을지 메뉴를 정해준다면 훨씬 마음이 편한 것처럼 말이다.


무언가를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그것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100%로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보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하더라’라는 식의 카더라 정보로 답을 내려주고 있다. 그런 조언을 듣고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지레 겁을 먹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직접 발을 내디디며 나아갔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았다.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개척하는 것을 주저하게 되는 이유는 우리의 뇌가 그렇게 프로그래밍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의 행동을 자신의 행동 기준으로 삼는 것은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시간의 압박을 받고 있거나 불확실하고 모호한 상황일 때라면 더욱 그렇다. >

<미국의 경우 99%의 수돗물은 음용 가능할 뿐 아니라, 사실 많은 사람들이 생수라고 생각하며 마시는 물은 수돗물이다.>



6. 우두머리 원숭이

우두머리 원숭이와 다른 수컷 원숭이들의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수치를 비교해 보니 두두러진 차이가 나나다고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주로 지배적 위치와 공격성에 관련이 있는데, 우두머리 자리에서 내려오면 이 수치가 감소하게 된다. 이로 인해 공격적인 행동도 줄어들고, 낮은 사회적 지위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커진다.

인간 사회에서도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 즉 권위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자신감, 리더십, 경쟁에서 우위에 서려는 성향과 연결된다. 반대로 지위가 하락하거나 실패를 경험할 때,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감소하고 더 수동적인 행동을 나타낼 수 있다.


<우리는 권위를 나타내는 시각적 표상에 취약하다.>


<대중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 인류의 태생적 성향과 마찬가지로, 이렇듯 권위 있는 무언가를 향한 복종 역시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직함 같은 단순한 것으로 인해 특권 편향에 빠지는 일은 사실 어렵지 않게 벌어진다.>



7. 인지부조화

용어를 들어서는 무슨 의미인지, 듣고서도 너무 어렵게만 느껴져서 여러 번 찾아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 의미를 이해하면서 어떤 단어가 떠올랐다. 바로 ’자기 합리화’였다.

이런 인지부조화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내가 살고자 하는 방향이 아닌 타인이 살아가는 방향으로 살더라도 잘못되었다는 생각보다 이렇게 사는 게 잘못된 게 아니고 당연한 것이라고 착각을 하게 한다.


<우리의 믿음과 행동이 상응하지 않을 때 우리는 균형을 잃은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이러한 현상을 ‘인지부조화 cognitive dissonance'라 불렀다. 인지 부조화는 불쾌한 상황이기에 믿음과 행동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동기가 생긴다. 이때 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바꾸거나 정당화할 수 있는데, 대체로는 후자의 길을 택한다.>




8. 다르게 살기

인류가 지금까지 생존하며 진화해온 비법으로는 집단활동이 있다. 그 생존에 유리한 방식이 우리 뇌에 기본값을 세팅되어 있기 때문에 집단에 순응하고 때로는 순응을 강요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생존의 방식이 꼭 유리한 것은 아니다. 더 나은 발전과 효과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 기본 공식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맹목적인 순응은 어쩌면 우리가 저지르거나 관여할 수 있는 가장 이기적인 행동일지도 모른다.>



*< > : 책 본문 발췌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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