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 달리
Galatea of the Spheres 구체들의 갈라테아 / Salvador Dalí 살바도르 달리 (1952)
이것은 마치 내 머릿속의 투시도,
나 자신의 실제적인 초상인 듯하다.
납작하게 겹쳐오면서 멀어지는 형상들.
논리적이기에 지극히 비논리적인 평면과 공간의 교접.
우연과 해체의 와중에 착시로 완성되는 의미.
만약 애초에 우리에게 눈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시점이나 구분,
인상이나 감동이나 환영도 없이
그저 균일한 공허뿐이었다면,
우리는 과연 지금과는 얼마나 다른 존재가 되었을까.
세상이라는 거울 없이, 그리고 그 거울을 산산조각 내지 않고서
과연 어떻게 세상을, 나 자신을, 함부로 인정하고 또 의심할 수 있을지
나는 도무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내 뇌는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커다란 한 개의 눈알이라고
저 그림 속 수 억만 개의 구체들은 모두 내 수 억만 개의 눈알이라고
나는 그렇게 철썩같이 믿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