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밭에서 수확하는 사람

빈센트 반 고흐

by 곡도

Wheatfield with a Reaper 밀밭에서 수확하는 사람 Vincent van Gogh 빈센트 반 고흐 (1889)







만약 자신이 자신의 그림보다 더 유명해졌다는 걸 알았다면


(앤디 워홀과는 다르게) 고흐는 분노하고 실망하였을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고흐]라는 이름은 고흐의 그림에 대한 감상을 방해하는 주제에


쓸데없는 이야깃거리를 뒤집어 씌워 가격만 올려놓았지.


아, 나도 알아.


고흐의 그림 위에 두껍게 덧칠되어 있는 [고흐]의


그 매력적이고 강렬한 색깔.


하지만 고흐의 그림이 [고흐] 그 이상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고흐는 잘 알지.


그의 붓질 하나하나는 각자의 영혼을 가지고 있거든.


그가 그린 건 그림이 아니라, 태양이 아니라, 밤하늘의 별이나 꽃이 아니라,


바로 그 하나하나의 붓질인 거야.


유물론을 뛰어넘는, 물리학을 뛰어넘는, 심지어 미학을 뛰어넘는


물감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유희.


생생하게 끓어오르는 환희와 아우성,


그 순수한 생명력.


그의 그림은 살아있어. 정말 살아있다니까.


정신적인 것만큼이나 육체적으로,


무엇보다 물질적으로 말이야.


알겠니? 고흐의 그림은 [고흐]보다 훨씬 더


흥미롭고 수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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