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 오이티시카
Metaesquema 메타스키마 / Hélio Oiticica 헬리오 오이티시카 (1955)
환상
우리는 이 모든 걸 [환상]이라고 명명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기초나 가능성이 없는 헛된 생각이나 공상.
환상에 대해 정의 내린 단어 하나하나가 더욱 환상적이라는 당혹감.
현실, 기초, 가능성, 생각, 공상
환상을 더욱 부풀려 올리며 불어오는 바람들.
환상은 그 바람에 모였다가 흩어지는 구름일까?
혹은 바람 그 자체가?
아니면 구름과 바람이 뒤섞이는 파란 하늘이?
(그런데 파란색이란 대체 무슨 뜻이지?)
환상, 그것은 간극을 메우러 온다.
도덕이라는 간극
질서라는 간극
공허라는 간극
죽음이라는 간극
그리고 하얀 백지라는 간극.
그림은,
그 어떤 환상적인 그림보다 환상적인 이 그림은
적나라하게, 거의 폭력적으로
(그러나 자해적이기보다는 스스로 냉담하게 )
환상을 폭로한다.
위도, 아래도, 안도, 바깥도 없는 2차원 평면 위에
물감으로 네모나게 칠해놓은 붓 자국이
어떤 중력에 의해, 어떤 기준에 의해, 어떤 절대성에 의해,
환상에 의해
기울어지는 것을 본다. 왜냐하면
환상, 그것은 간극을 메우러 오기 때문이다.
세상 내부로 벌어진
나 자신이라는 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