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다니니 피에타

미켈란젤로

by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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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ta Rondanin 론다니니 피에타 / Michelangelo 미켈란젤로 (1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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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는 건 무슨 뜻일까?


아니, 그전에 [완성]이란 무엇일까?


함정은, 아니, 함정이라기보다 거대하고


끝도 없이 깊은 틈새는


바로 우리의 발 밑,


가장 당연한 단어의 어조에 있다.


우리가 그것을 뛰어넘으려고 하다가는 그만


까마득히 곤두박질쳐서 다시는 솟아오르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질문을 바꿔야 한다. 모른 척해야 한다.


가장 먼 곳의 풍경을 바라봐야 한다.


과연 작품의 완성은 [누가] 결정하는가.


이것은 옳은 질문은 아닐지라도 좋은 질문이다.


모두가 이제서야 활기를 띤다.


권력에 대한, 정치에 대한, 미학에 대한 어려운 어휘와 개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작가와 관객의 주도권 싸움과, 예술적 주체의 정의와,


상대성과 절대성의 끝없는, 그러나 흥미로운


논란거리가 온통 주변을 와글와글 소란스럽게 만드는 와중에


우리는 주인을 찾거나 범인을 찾기 위해 바쁘게 눈알을 굴린다.


이런 게 재미지. 이런 게 삶이고. 이런 게 예술이고 역사야.


그러니 우리는 더 이상 [완성]이 무엇인지 질문하지 말도록 하자.


그래, 그런데, 그럼, 그러면,


[미완성]은 어떨까? 이것에 대해서는 질문해도 될까?


하나의 작품이 미완성이라는 건 무슨 뜻일까?


이것은 옳은 질문도, 좋은 질문도 아니다. 너무 쉬운 질문이다.


[완성]에 대해서는 대답할 수 없지만 다행히도


[미완성]에 대해서는 분명히 대답할 수 있다.


이 세상에 [미완성]인 건 아무것도 없다고.


이것은 지금 이곳에 있는 이 모습 그대로 이것이며


지금 이곳에 있는 이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에 이것이고


지금 이곳에 있는 이 모습 그대로가 아니라면 이것이 아니라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자신처럼.)


(끔찍하게도.)


누군가 이 작품이 혹은 저 작품이 완성이냐고 묻는다면 침묵하자.


그러나 미완성이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결연히 고개를 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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