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position from the Cross 십자가에서의 하강
Jacopo da Pontormo 자코포 다 폰토르모 (1525-1528)
미켈란젤로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보다,
엘 그레코보다, 그 시대를 전후한 그 누구의 그림보다 더
이 그림은 현대적이다.
그럼 [현대적]이란 무엇인가 하고 득달같이
단어의 정의를 (定義뿐만 아니라 正義도) 요구할 것이다.
에,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잘 모른다.
어쩌면 나는 그 어떤 단어보다 원대하고 심오한,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만큼이나 과열되기 십상인 논란을 야기하는 단어를
단지 그럴듯하다는 이유로 경솔하게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는 재빨리 이 단어를 대체하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미켈란젤로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보다,
엘 그레코보다, 그 시대를 전후한 그 누구의 그림보다 더
이 그림은 여성적이다.
그럼 (또다시) [여성적]이란 무엇인가 하고 득달같이
단어의 정의를 (定義뿐만 아니라 正義도) 요구할 것이다.
놀랍게도 이것은 [현대적]보다 더
가열차고 헌신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에, 그렇게 나를 몰아붙여선 안된다.
왜 여성적인 것이 여성-적인 것이냐고 재차 캐물어도 안된다.
여성이 왜 [여성]인지 내게 책임을 묻지 마라.
저 고상한 마리아의 벌어진 도톰한 입술과
겹겹의 천 사이로 비치는 여인들의 길고 새하얀 목덜미와
섬세하게 빛나는 의복 아래로 도드라지는 젖꼭지와
순수와 무지의 무게로 휘어지는 천사의 금빛 눈썹과
그 어느 여인보다 곱상하고 부드러운 예수의 솜털 같은 수염이-
아니, 그냥 이 그림을 그린 물감이, 이 그림을 감싸는 공기가, 이 그림에 떨어지는 빛이,
심지어 이 세계를 창조하고 굽어보는 신이
("보기에 좋았더라" 외쳤던 그 신이)
왜 여성적인 거냐고 내게 따진다면
나는 그만 겁이 나서 단 한 마디도 더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 그냥 그림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아보라.
달콤하고 시큼한 분 냄새 사이로 살 냄새가 코를 찌르지 않는가.
아아, 그 냄새가 바로 [현대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