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삼위일체

마이스터 프란케

by 곡도

Holy Trinity 성 삼위일체 / Master Francke 마이스터 프란케 (1435)






위대한 아버지는 인류를 구원한


위대한 아들을 새로운 왕으로 왕국 위에 높이 세우려 한다.


천사들이 경배하며 황금 비단 천을 새 왕의 어깨에 두른다. 할렐루야-


그러나 보라. 아들은 제대로 서 있지조차 못한다.


팔다리는 비쩍 마르고 뒤틀려서 힘없이 꺾어지고


얼굴은 일그러진 주름과 더러운 눈물로 얼룩지고


눈은 똑바로 앞으로 쳐다보지도 못할 만큼 텅 비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그는 신으로서


영광과 전능의 순결함을 이마에 빛내며


온 세상의 경배를 받았었는데.


아마도


그는 퍽이나 놀란 듯하다.


자신을 하찮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냉담한 시선에


한 줌의 영혼을 거뜬히 태워버릴 만큼 극심한 육체의 고통에


무엇보다도 임박했던 죽음의 절대적인 공포에


그는 모든 기쁨과 욕구를 상실하고


신으로서의 영광과 전능도 포기하고


그저 인간의 아들로서 이대로 쓰러지고 싶다.


차라리 영영 눈을 감고 싶다.


하지만 위대한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한 번 인간이 되었던 신은


결코 다시는 신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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