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그림 속의 거울 속의 그림
최후 심판의 날
존 마틴
by
곡도
Mar 6. 2021
The Great Day of His Wrath 최후 심판의 날 /
John Martin 존 마틴 (1851-18553)
그림이 스스로 그림이라는 걸 눈치채기 전
그림이 자신의 실존에 대해 가증을 느끼기 전
그림이 세상을 향해 전쟁을 선포하기 전
우리는 그림을 사랑하였다.
그림도 우리를 사랑하였다.
그리하여 그림은 우리에게
볼 수 있는 것 그 이상을, 현실 그 이상을
우리
자신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아,
그것은 아름다웠다.
설사 아무리 끔찍하고 해괴한 것이 그려져 있다고 해도
그것은 끔찍하고 해괴하게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으로 우리의 세계는 확장되었다.
바닥에서부터 꼭대기까지
태초에서부터 최후까지.
자, 여기 우리의 멸망을 보라.
신의 분노는 인간적인 것을 넘어 우주적인 것이다.
해와 달이 떨어져 내리고
산이 통째로 무너져 내리고
지층이 거꾸로 뒤집어지고
천 길 갈라진 땅 밑에서는 불길이 치솟는다.
신은 한 낱 개인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저 간단하고 확실하게 인류를 쓸어버리려는 것일 뿐.
이
무자비한 힘 앞에서
사람들은 수많은 벌레들처럼 구덩이 속으로 쏟아져 내린다.
우리는 자신이 그림 속 벌거벗은 인물인 것처럼 어깨를 떨다가
어느새 자신이 그림 밖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스스로 환희에 빠진다.
저 위대하고 경이로운, 그리고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라.
한낱 인간은 결코 이 아름다움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한 때, 미학이란 그런 것이었다.
keyword
그림
예술
감상
9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곡도
창작 분야 크리에이터
곡도의 브런치입니다. 소설, 희곡, 연극 감상, 에세이 등을 쓰고 있습니다.
팔로워
65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풀밭 위의 점심식사
매거진의 다음글